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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수영장]



<몇 시간 뒤>



[머장]

신카이 군!

(......여기에도 없는 건가. 분수 앞에도 없었지, 아무데도 없어. 꿈이나 환상처럼 없어져 버렸다)

(하지만, 난 신카이 군을 만나야 해! 그 애는 했었지, 내 소원을 이뤄주겠다......같은 말을! 키류 군과 관련된, 내 소원을!)

(그리고 실제로 뭔가 있었어! 내가 마음 속 밑바닥에서 바라고 있던 것이 실현돼서, 키류 군을 괴롭히고 있던 옛 동료들이 험한 꼴을 당했다는 것......같아!)

(맹세코, 난 아무 짓도 안 했다고! 신카이 군에게 뭔가 있었던 거야,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돼! 어째서? 왜, 나같은 거의 소원을 들어 준 거지?)

(영문은 모르겠지만! 그걸 바란 건, 원한 건 나야! 직접적으론 아무 것도 안 했지만, 분명 머릿 속 어딘가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정의가 집행되는 것을! 키류 군을 상처입히는 불량배들에게, 벌이 내려지는 것을! 하지만, 그런 건 누구나 떠올리는 공상이잖아!)

(현실은, 바라기만 해선 바뀌거나 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며, 방심해선 난 소망해 버렸지!)

(그리고, 아마 신카이 군이 그런 내 소원을 읽어내고 세계를 바꿔버린 거야!)

(수영장을 깨끗하게 만든 것처럼, 하룻밤만에 분수를 재건한 것처럼! 마치 진짜 신처럼, 기적처럼!)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믿기 힘든 얘기지만, 그 애는 정말로...... 신인 걸지도 몰라!)

(그걸 믿어 줬으면 한다면 믿을 테니까, 이제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

(이제 그만둬 줘! 가능하다면 원래대로 돌려 줘, 내 소원을 없었던 걸로 만들어 줘!)

(이럴 생각이 아니었어! 키류 군이 더는 심한 꼴을 당하지 않길 바랐던 것뿐이고, 그나 그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미치는 것 따위 상상도 하지 않았다고!)

(내가 바보 같았어! 인정할 거고, 필요하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겠어! 그러니까, 없었던 일로 만들어 줘!)

(이제 두 번 다시, 당치도 않은 소원 같은 건 품지 않을 테니까!)

(키류 군 말대로야, 이 세상에 히어로같은 건 없어! 그러니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둥 바보같은 소망은 품지 않을 테니까!)

(전부, 재시작하게 해 줘! 난 나 때문에 누가 상처입는 건 견딜 수 없다고!)

신카이 군! 어디냐, 신카이 군!? 대답해 줘, 있으면 대답을 해 줘......!




[윽디]

──네에♪


[머장]

.........!?


[윽디]

뭐! 유감 천만 억만, 카나타 씨가 아니라 마다라 씨였습니다아♪



[머장]

......어? 미, 미케지마 씨! 역시 귀국해 있었던 건가, 왜 여기에?


[윽디]

............


[머장]

앗, 넌 나같은 거 모르려나. 난 모리사와 치아키다, 너랑 같은 『유성대』에서──


[윽디]

네, 거기까지. 넌 조금 비굴하구나아, 자기소개할 필요는 없다고오.

난 기억력 좋은 편이고, 일단 카나타 씨와 관련된 인간은 전부 속속들이 조사하는 게 『일』이니까아.

물론, 너에 대한 것도 알고 있단다아...... 모리사와 치아키 씨♪

가족 구성부터 취미 기호, 경력부터 사고 패턴까지 전부 망라해서 파악하고 있지.

난 뭐든 알고 있단 말이야아, 『신님』이 아니니까 전지전능까진 못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뭐든 알고 뭐든 할 수 있다고오. 그러니, 우리 미케지마는 신의 수족이 되어라......라나. 하하하, 전시대적♪



[머장]

............

넌...... 어, 대체 뭐지? 신카이 군이 이름을 말한 적 있다만, 그 애의 친구인 건가?


[윽디]

하하하. 친구라니 황송한걸, 상대방은 『신님』이라고오.

나도 어릴 적엔 젊은 혈기 탓에 그렇게 바란 적도 있었지마안, 세계가...... 운명이 그런 관계성을 허락하지 않아.


[머장]

그, 그 애는...... 신카이 군은, 역시 정말로 『신님』인 건가?


[윽디]

응. 적어도, 이 토지에서는. 그 애는 전지전능한 『신님』이고, 그렇게 신앙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는 않은 수...... 존재하고 있어.

평범하게 살고 있는 네가 모르는 세계 뒷면에서도, 불가사의하기 짝이 없는 영역이 펼쳐져 있단 거야아. 거기에는 신들이나, 악귀나찰이 도량발호(*마구 날뜀)하고 있지.

난 그걸 알고 있으니, 네겐 이렇게 말하고 싶어. 이 이상, 발을 디밀지 않는 편이 좋다......고.

전부 잊어버리고, 집에 돌아가서 마음놓고 잠드는 편이 좋을 거야아.

그게 어울린다고오. 너 같은, 『평범한 아이』한테는.




[머장]

............


[윽디]

하하하. 그런 소릴 해도, 사춘기 남자애한텐 역효과겠지마안.

따분한 일상을 뛰쳐나와서, 가슴이 뛸 만한 비일상 속에 살고 싶다. 바라고 마는 법이니까아.

그러니. 네가 그런 소망을 품지 않도록, 난 가슴이 뛰지 않는 얘기를 하려고 해.

그러니까, 이렇게 멋진 척 한밤중 수영장에서 널 기다리고 있었던 거고오.

참고로. 카나타 씨는 이 시기에, 수영장 개장의식(*海開き)을 해야 해서 자택에 틀어박혀 있는 상태고......

등교하지 않으니까, 어딜 가 봐도 못 찾을 거야아.

너도 평범한 아이니까, 평범한 생활을 해야 하잖아?

『신님』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틈은 없을 테니, 그 수고를 덜어 주지이♪

아무튼. 까놓고 말하자면, 이 세상에 신비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머장]

.........?


[윽디]

『신님』? 그런 게 실재할 리가 없잖아, 이 세상에는 요괴도 우주인도 초능력도 없어......

너도 아마 알고 있겠지만, 물리법칙에 지배되는 이 세계에 공상이 파고들 여지는 없지이.


[머장]

하, 하지만...... 모순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 신카이 군은 『신님』인 거잖아?


[윽디]

그렇게 믿고 있는 이들이 다수 있다, 라는 것 뿐이지이.

이건 본인도 포함해서지만...... 『그것』이 실재한다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신님』도 마법도 전부 현실이란 말이야아.

그건 별로 나쁜 게 아니야. 『산타클로스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똑똑한 척 말해 봐도, 딱히 아무도 행복해지진 않는 법이니까아.

그러니 그 풍습도 사라지지 않지. 현대에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파파도 마마도 붉은 옷을 입고 흰 수염을 붙인 채 아이들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있어.

시시한 현실에 색채를 더하는 놀이이면서, 공상인 거야아. 그건 훌륭한 거라 난 생각해, 이 세상에는 축제도 필요한 법이니까아.

카나타 씨가 『신님』이란 것도, 『그런 거』야 치아키 씨.

예를 들어 꿈을 이뤄 주는 전지전능한 존재를 몽상하며, 갈구해 버린 사람들이 있다 하자.

괴로운 현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서, 그런 공상이 필요한 어두운 시대가 있었단 말이지이.

뭐, 다 봤다는 듯 얘기하지만, 당연히 나도 태어나지 않았던 먼 옛날의 얘기라고오.

그 공상은 너무나도 강고해서, 이 현대에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있는 상태야.

긴 시간을 거쳐, 그 공상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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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
   
  


       
[앱]
    
너 이 자식, 무슨 수 쓴 거냐? 허세로 먹고 사는 불량배 녀석들이, 며칠 밥 못 먹은 도둑고양이같은 얼굴로 나한테 사과하러 왔다고!
     
『이제 좀 봐 주세요』 라면서!
     
얼굴 엉망진창으로 부풀어선, 눈물 글썽거리곤! 나도 불량배였을 적에 몇 번 위험한 다리는 건넜지만, 그렇게 겁먹은 녀석들 얼굴은 처음 봤거든!
     
그 녀석들은 울면서, 사과하면서 약속했다고! 『이제 당신하곤 엮이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좀 봐 달라고 부탁하러 왔고!
     
    
[머장]
   
그, 그건...... 잘 된 거 아닌가? 괜히 시비걸어 와서 곤란해하고 있었잖아, 키류 군?
   
    
[앱]
   
닥쳐!
   
   
[머장]
   
갸악!? 괜히 땅 구르지 마! 무서워 무서워!
    
    
[앱]
    
더 무서워하라고, 겁주고 있는 거니까! 난 너한테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고 충고하러 온 거다, 모리사와!
    
무슨 속셈이냐? 너, 왜 이런 짓을 한 건데? 나 동정이라도 한 거냐, 아앙!? 『정의의 편』인 체 하며 즐거웠냐고!?
     
  


      
[머장]
    
.........!?
     
     
[앱]
   
아무것도 모르면서 옆에서 멋대로 참견하지 마! 누가 부탁했는데 그딴 거, 웃기지 마!
     
......그 녀석들은, 내 옛 동료들은 실제로 글러먹은 쓰레기들이다.
    
주위에서 손가락질당하는 불량배들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일 당해도 좋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난 제멋대로인 이유로 그 녀석들을 떠났지만, 그래도 분명 친구였단 말이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도 잔뜩 있어, 내 애송이였던 시절의 청춘이었다고.
    
그 녀석들한테 배신자라 불리며 얻어맞는 거면 상관없어, 힘들지만 참을 수 있어.
   
그렇게 『책임』을 지면 원한을 잊어 주는, 바보같지만 심플한 기분 좋은 녀석들이란 말이다.
     
예전에 내가 때린 녀석들한테 복수당하는 것도 상관없어, 당연한 응보니까. 난, 내가 저지른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그런데! 난 납득하고 있는데, 넌 『날 상처입혔다』는 이유로 죄다 무시하고 그 녀석들을 평등하게 때려눕혔지!
     
마음을 꺾여서, 울면서 사과하는 것밖에 못 할 정도로 철저하게!
    
아무도 안 바란단 말이다, 그딴 거! 쓸데없는 짓 하곤......!
     
세상 상식은 어떤지 모르지만, 하잘것없는 불량배들도 나름대로의 규칙은 있단 말이다!
     
네녀석은, 그걸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의로운 척 날뛰곤...... 전부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웃기지 마, 멍청아!
     
   


       
[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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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괜찮겠지, 단순한 그 녀석들은 굴복해서 얌전해질 거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면,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흐릿해지지. 나도 불량배였으니까, 안단 말이다.
    
톡톡히 험한 꼴 당하고 『이제 다신 안 한다』고 반성할 거면 처음부터 불량배같은 건 안 됐어!
    
쓰레기는 어디까지나 쓰레기지, 착한 녀석은 못 된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 상처 아물고 공포도 사라진 그 녀석들한텐, 뭐가 남을 것 같냐고?
   
얻어맞은 원한과 분노, 눈물흘렸던 일에 대한 부끄러움! 나쁜 감정이 계속 쌓여서, 그 녀석들은 더 과격한 짓을 하기 시작할 거다!
    
애들 보는 특촬방송이 아니란 말이다, 나쁜 녀석들은 수단같은 거 안 골라! 아무리 비겁한 짓이라도 하겠지, 그 녀석에게 잃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모리사와, 야 모리사와...... 듣고 있냐. 분노로 미친 그 녀석들이, 앞으로 무슨 짓 할 지 예언해 줄까.
     
더 날 상처입히기 위해서, 가장 효율 좋은 일을 할 거다. 직접 때리는 것 따위 우리들한텐 인사같은 거지.
    
하지만, 앞으로는 농담 정도로 안 끝날 사태가 될 거라고.
    
그 녀석들은 우선, 귀여운 내 동생을 노릴 거다.
     
   


        
[머장]
   
............
    
    
[앱]
   
가족을, 살고 있는 집을, 다니는 학교를 노리겠지. 나도 노리겠지만, 그 주변까지 상처입히기 시작할 거다. 내가 관련된 모든 걸 부수기 시작하겠지.
    
증오에 물든 인간은, 무엇이든 전부 때려부순다고.
    
이제 절대 멈추지 않아...... 아무리 위대한 종교도 정치가도 우릴 구할 수 없다고,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낳아서 감당할 수 없게 될 거다.
    
내가 받아들이고, 되받아치지 않고 참으면서, 그렇게 끝냈어야 했는데.
     
그것밖에 책임질 방법이 없었는데, 네가 쓸데없는 정의감을 발휘해서 엉망이 된 거라고.
  



          
이 현실에, 히어로따위 존재할 수 없단 말이다. 언제까지 꿈만 꾸고 있을 건데 꼬맹아, 절대 용서 못 해.
    
    
[머장]
   
............
    
    
[앱]
   
모리사와. 만약, 앞으로...... 내 동생이, 정말 조금이라도 다치게 된다면.
   

책임 지게 만들 거다. 내가 반드시, 널 죽여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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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 중심거리]
   
   
<다음날. 휴일 밤>
   
  


       
[머장]
   
(좋아좋아, 좋아! 훌륭하다, 모리사와 치아키!)
   
(흐흥. 오늘은 서점에서 좋아하는 소설만이 아니라, 일에 필요한 책도 샀다고!)
    
(의욕 만점이란 느낌이군,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 칭찬해 주자!)
   
(평소에도 특촬방송 DVD니 굿즈니 이것저것 사고 있어서, 솔직히 항상 자금 부족인 데다......)
    
(전문서적은 비싸서 꽤 큰 지출이 되었지만)
    
(후회는 없다! 어엿한 일을 해내면 보수도 받을 수 있을 거고, 총합적으로 보면 이득이야!)
    
(후후. 설마 대장이, 미국으로 가기 전에 자기 연줄로 일을 소개해줄 줄이야......)
     
(지금까지는 업무 연락 이외로는 그다지 대화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너 히어로 좋아했던가?』라 하면서! 나같은 조무래기까지 제대로 봐 주고 있었던 거군, 기쁘다!)
    
(액션 배우 일로 현장에 다니면서, 스턴트맨 일을 받아와 줬지! 마침 응모 중이었으니까, 라면서!)
   
(신입 취급이고, 잡무같은 것밖에 시켜주지 않는 것 같긴 하다만)
    
(어엿한 강습이나 훈련은 받을 수 있는 것 같고, 거기서 싹을 보이면 슈트액터로 뽑힐 가능성도 있다는 듯 해)
     
(즉, 열심히 하면 동경하던 히어로 『안의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는 거지!)
    
(으아앗, 그건 줄곧 내게 있어 꿈 속에서도 그리던 직업이었다고 대장! 고마워!)
      
(유메노사키 학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쪽 길을 선택했으려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런 일에 종사할 방법을 몰라서)
    
(줄곧 잊고 있었을 정도지만, 대장은 그런 내 꿈을 간파하고 길을 가르쳐 줬어! 굉장해 굉장해, 기뻐! 열심히 하자~!)
    
(미래가 열렸어! 계속 소원이 이뤄져서, 역시 기묘한 기분도 들긴 하지만......? 행복한 상황을 꺼림칙하게 생각할 필요같은 건 없겠지!)
    
(훗훗후. 얼른 돌아가서, 구매한 관련서적들을 열심히 읽어보자)
     
(『안의 사람』 인터뷰집같은 건 이미 취미로 사서 모아둔 상태니, 그쪽도 다시 읽어보자)
    
(아아, 흥분돼! 오늘밤은 잠을 못 잘 것 같은걸, 피가 끓는다......!)
    
   


    
[앱]
   
............
   
    
[머장]
    
(헉!? 저, 저건 키류 군? 요즘 자주 만나는걸, 생활권이 겹치는......건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것보다. 뭔가 키류 군, 엄청난 기세로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앱]
   
모리사와!
    
    
[머장]
   
헉, 네!?
     
    
[앱]
   
거기 움직이지 마, 이 자식! 죽여버리겠어!
    
    
[머장]
    
......에? ......에?
    
     
[앱]
   
간신히 찾았다, 잔뜩 고생시켜선...... 친구 없는 거냐, 누구한테 물어봐도 네 주소조차 모르고.
     
하지만, 이걸로 술래잡기는 끝이라고. 하핫, 이 주변에 진치고 있는게 정답이었구만......
    
요전에도 여기서 만났었지? 근처 사는 거냐, 모리사와?
    
뭐 됐어. ......너, 잠깐 같이 와 봐. 여기 어두운 데서 얘기하자고.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으니까.
     
중요한 얘기가 있다. 가능한 한 거스르지 마라? 모리사와. 지금 내 역린 건들면 뭔 짓 할지 모르니까.
   


    
[머장]
   
......? ......?
    
    
    
번화가]
   
    
   


      
[머장]
    
──우와아앗!?
    
   
[앱]
   
흥. 어디서 호들갑떠는 소리 내고 있냐, 내가 네녀석 괴롭히는 것 같잖아......
    
다들 오해한다만, 난 그런 거 취미 아니라고.
    
    
[머장]
    
.........?
   
(대, 대체 뭐지? 뒷골목까지 목덜미 잡힌 채 끌려와서, 그대로 땅에 패대기쳐졌어! 야수한테 습격당한 것 같아, 무서워!)
    
(이런 건 모른다고, 이게 현실에서의 폭력? 지금까지도 무시당하던가 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아픈 꼴을 당한 적은 없었으니까?)
     
으으......? 왜 그래, 키류 군?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지,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한 건가? 아마 오해가 있는 것 같다만!
     
    
[앱]
    
아앙? 시치미떼지 마 얼간아, 너같은 걸 믿고 주절주절 사정 떠들어 버린 내가 바보였다고!
    
오히려 질문하고 싶거든? 너, 대체 뭔 속셈이냐?
   
    
[머장]
   
어, 음......? 무, 무슨 소리지? 영문을 모르겠군!
    
    
[앱]
   
......? 진심으로 하는 소리라면 굉장한걸, 너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로서 먹고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니냐?
    
   


      
[머장]
   
엇, 그래? 그런 재능이 있다면 기쁜걸, 마침 난 영화 스턴트맨 일을──
    
    
[앱]
   
닥쳐! 내가 허가할 때까지 입 다물고 있어!
    
   


       
[머장]
   
네엣!? 죄, 죄송합니다!
    
    
[앱]
   
누가 사과하랬냐!? 입 열지 마, 이쪽은 한참 전에 폭발했다고!
    
    
[머장]
  
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기다려 줘, 정말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얘기를 하자 키류 군, 폭력으론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아!
    
     
[앱]
   
또 그거냐, 바보처럼 똑같은 말만 하곤...... 그리고, 어느 입으로 그딴 소릴 하는데.
    
    
[머장]
   
......? ......?
   
    
[앱]
   
......너, 내 친구한테 저질렀지.
    
    
[머장]
   
치, 친구? 저지르다니, 뭘......?
    
    
[앱]
   
그러니까! 요전부터 나한테 시비걸던 옛날 불량배 동료들, 네가 패고 다닌 거잖아!?
    
증거는 있으니까 시치미떼지 말라고!
    
    
[머장]
   
어, 어? 키류 군, 표현을 특이하게 해서 이해를 잘 못 하겠다!
   
불량배 동료들? 키류 군을 일방적으로 때리거나 했다는 그......?
    
분명 심한 짓 하는 녀석들이다 싶어서 화는 났지만, 난 아무 것도 안 했어!
    
그녀석들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정말이야, 믿어 줘! 난 아무것도 모른다!
    
     
[앱]
   
모를 리가 없잖아......!
    
     
[머장]
    
히익──
    
    
[앱]
   
너밖에 없다고! 내가 내 문제에 대해 입 열고 설명해버린 건 너 뿐이라고 모리사와!
    
누가 엿들었을 리도 없고, 누구한테도 얘기할 생각 없었어!
     
내가 바보였지, 좀 상냥하게 대해줬다고 나불나불 떠들어버리고! 그만 마음 열어버려선, 네녀석한테 사정 얘기해버렸지!
    
후회스럽다고, 아아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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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강당 앞]
   
   
<일주일 뒤, 방과 후>
   
   



        
[앰]
   
(구제불능이군)
   
(생각외로 무엇 하나 진전하질 않아, 부처님의 인도에 의지하고 싶어져. 뭐 산에서 내려온 입장이라, 신불의 가호에 기대할 수도 없다만)
   
(분하다. 아무런 뒷배경도 없는, 내 개인의 힘은 이 정도인가. 세계를 바꾸긴커녕, 잔물결도 일으킬 수 없어)
   
(......굉장히 유감이다만. 역시 에이치와 제대로 이야기해서, 정식으로 협력을 요청할까)
   
(아니, 그녀석도 같은 기분일 거라 추측은 하고 있다만. 확인한 것도 아니고, 병약한 그녀석에게 다가가는 것도 꺼려진다)
   
(괴물같은 증조부님께서 군림하고 계시는 한, 그녀석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할 거고)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돈이나 권력이 없는 이상, 지금의 그녀석은 빈약한 애송이일 뿐이야)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동료가...... 동지가 필요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생각했다만, 역시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군)
 
(내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일, 조직이 필요해. 그렇기에, 학생회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는 거다만)
   
(지금의 나는, 그 단계에서 막혀 있는 상태로군. 한심한걸...... 역시 분하지만, 사쿠마 씨에게 조력을 청해야 하는 걸까)
   
(사쿠마 씨에게는 쓸데없이 영향력도 인망도 있지, 그녀석을 끌어들이면 『전체』를 움직일 수 있을 거다)
   
(모든 것이 바뀐다...... 가능하다면, 내가 이 손으로 『그걸』 해내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선 프라이드는 버려야 하나. 으~음...... 역시, 조금 부끄럽다만)
  
  


        
[머장]
   
하스미 군!
  
   
[앰]
   
? 뭐냐, 어 음......?
   
    
[머장]
  
같은 반인 모리사와다. 자, 부탁받았던 서명을 받아왔다고.
    
   
[앰]
   
서명...... 아아, 그러고보니 부탁했었지.
   
    
[머장]
   
음. 『유성대』의 대장에게도 사정을 얘기해서 도움을 받았고, 꽤 많은 양의 서명이 모여들었지.
   
『유성대』의 대원, 거의 전원이 서명해 줬으니까.
   
정말로 학생회 설립을 응원한다기보단, 대장이 명령했으니 서명했다는 느낌이라곤 생각한다만.
    
뭐 서명은 서명이야, 쓸데없진 않겠지.
   
자. 받아줬으면 한다.
   
    
[앰]
   
아아...... 미안하다, 정말 고맙게 됐군.
   
확실히 꽤 많은 양인걸. 감사한다, 이걸로 학생회의 설립에 크게 가까워졌어.
   
   
[머장]
   
그런가. 응응, 도움이 되어 다행인걸.
    
   


        
[앰]
    
음. 솔직히, 그다지 네녀석한텐 기대하지 않았다만.
  
   
[머장]
   
......『네녀석』?
   
    
[앰]
   
앗, 아니...... 너한텐 말이지. 서명을 부탁한 것도 잊어버렸을 정도거든, 보이는 대로 아무에게나 말을 걸고 있었고.
   
    
[머장]
    
그렇겠지. 후후, 정말 닥치는 대로란 느낌이로군.
   
    
[앰]
  
흥. 그 정도로 안 하면, 우리같은 평범한 녀석들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지.
   
......이런. 『우리』라고 묶어서 부르는 건 실례려나, 미안하다.
    
   
[머장]
   
아니, 네 말대로라 생각한다. 이 세계는 정말 한 줌도 안 되는 천재들이 이끌고 있는 거겠지, 아마도.
   
   
[앰]
    
아니. 그렇게 보이고, 그럴 지도 모른다만...... 난 그렇지 않길 바란다.
   
난 특별한 존재라 어릴 적엔 생각했다만, 위에는 더 위가 있지.
   
난 평범한 녀석일 거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고개를 숙인 채 살아가는 건 사양이야.
    
모리사와, 였던가. 네녀ㅅ......너도 같은 마음이라면, 앞으로도 나나 학생회를 응원해줬으면 하는군. 평범한 녀석의 저력을 보여 주마.
    
   
[머장]
   
음. 응원하마. 학생회, 무사히 만들어지면 좋겠군.
   
......아. 실은 레슨하다 나온 거라, 이제 돌아가야겠는걸. 창 밖으로 하스미 군이 보여서, 급하게 오긴 했지만.
    
    
[앰]
   
흠. 그거 수고를 끼쳤는걸. 무리해서 지금 말을 안 걸어도, 같은 반이니 교실에서 얘기할 수 있었을 텐데.
    
    
[머장]
   
응. 하지만, 기쁜 소식은 빨리 듣는 편이 좋잖아?
   
그럼, 난 실례하마.
  


        
훗훗후...... 요즘 『유성대』 사람들이 성실해졌거든. 레슨에도 기합이 들어가서 즐겁다고.
     
그만큼 무척 바쁘고, 하루가 끝나면 완전히 뻗어 버리지만...... 충실한 기분이야. 아아, 쭉 이런 날이 계속되면 좋을 텐데.
    
    
[앰]
    
흠. 변하려면 변할 수 있는 거로군, 『유성대』라면 태만한 녀석들의 집합이란 인상이었는데.
   
    
[머장]
  
음. 부정은 하지 않아. 하지만 요즘, 대장이 묘하게 의욕을 내고 있거든.
     
뭐, 조만간 대장은 학원을 떠나 미국으로 가 버리니까......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불안해지지만.
    
뭐, 괜찮겠지. 다들, 아마 노력하는 법이나 기쁨을 몰랐던 것뿐이야.
   
열심히 노력해서, 성장의 실감이나 성과를 얻는다......
   
그런 기쁨을 알았으니, 다들 앞으로도 분명 『유성대』로서 성실하게 활약해 주겠지.
    
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럼, 하스미 군. 내일 학교에서 다시 보자.
    
   
[앰]
   
음...... 내일 다시 보지.
  


            
(......바보로군, 저 녀석)
   
(어지간히 곱게 자란 모양이야. 인간의 본질을 모르고, 아동대상 TV방송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진실이라 굳게 믿고 있어)
   
(난 어릴 때부터 제례 등을 도우며, 어른들 사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곧잘 들었으니......)
  
(인간에게는 표리가 있고, 그 뒷면이 얼마나 부패하기 쉬운지 알고 있다)
   
(인간은, 만화 속 등장인물처럼 알기 쉬운 존재가 아니야. 지리멸렬하고 모순되어 있어서, 간단히 선한 것을 내던지고 타락하지)
   
(그렇기에.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을 아우른 채, 그럼에도 앞으로도 나아가게 만들기 위한 추진제가 필요한 법이야)
   
(부처의 가르침 같은, 사람 위에 서는 사람을 심판할 법률 같은...... 초월적인 『무언가』가)
   
(그 『무언가』가 어떤 것인진, 나도 아직 모른다만)
   
(나는 반드시, 그걸 손에 넣겠다. 그걸 독점하고 있다면, 신마저 죽여서 빼앗아 주마)
    
(『유성대』...... 학원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돌 유닛. 오합지졸도 모이면 힘이 생기지, 개인으로선 해낼 수 없는 일도 가능해져)
   
(이 서명의 수...... 나만으로는, 도저히 모을 수 없었을 거야. 이 결과에는 교훈이 포함되어 있는 기분이 들어, 잘 고찰해 볼 필요가 있겠군)
   
(아이돌 유닛. 유닛이라...... 역시 조직은 필요하군, 개개인으로 움직여도 아무 소용이 없어. 앞으로는 조금 더, 집단에도 눈을 돌리자)
   
(사람이 모여서 사회가 되는 법. 사회를 움직이고 싶다면, 바둑을 두듯 『사람들의 무리』를 움직일 필요가 있지. 부처처럼 위에서, 전체를 조망하며──)
   

(후후. 정말 고맙다, 모리사와. 네녀석 덕분에,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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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사항은 공지 사항을 꼭 읽어주세요)



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분수 앞]
   
   


         
[픅카]
   
......치아키?
  
후후후. 그 『얼굴』은 역시, 무언가 『소원』이 있는 거군요?
   
뭐든 『소망해』 주세요, 이뤄 드릴 테니까! 저는 『신님』이니, 그게 『일』이랍니다♪
  
   
[머장]
   
엇, 아니......그래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분명 신카이 군은 하룻밤만에 분수를 재건하거나, 영문을 모르겠는 기적같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할 수 있다』고 해서, 『하게 만들』 이유가 없잖아. 그럴 의리가 없지, 우리는 친구도 뭣도 아니니까. 자기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해)
   
(나는 히어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라, 히어로가 되고싶은 거라고)
  
   
[픅카]
   
......치아키? 왜 그러나요? 『사양』하지 않아도 돼요, 얼른 『소원』을 말해 주세요♪
   
이뤄드릴 테니까요~...... 어떤 일이든, 제가♪
   
   
[머장]
   
............
   
......아니, 역시 안 돼. 네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픅카]
   
에~? 왜죠? 심술궂네요, 치아키......?
   
    
[머장]
   
신카이 군. 그럼, 하나 부탁하마. 이런 데서 느긋하게 물놀이하지 말고, 지각하지 않도록 교실로 가는 편이 좋아.
   
네가 아무리 성적우수한 천재소년이라 해도, 너무 멋대로 굴면 쫓겨날 수도 있다고.
   
유급해버릴지도 몰라, 성실하게 교실로 가서 수업을 듣도록 해.
    
너와는 다른 반이지만, 전혀 수업에 참가하지 않는단 소문은 들었거든. 네 반은 그런 녀석 투성이로군, 히비키 군 등도 그런 모양이고.
   
   
[픅카]
   
히비키...... 아아, 그 애도 『마찬가지』로군요.
   
그 애도, 『신님』인 걸까요. 노련하게, 모두의 『소원』을 이뤄주고 있죠......
   
제 『일』의 『방해』가 돼서, 꽤 『거슬려』요.
   
그리고, 이학년인 『레이』라는 사람도......응?
   
   


        
[앱]
   
여, 모리사와.
   
    
[머장]
   
앗, 키류 군! 어제는 괜찮았던 건가!?
   
    
[앱]
  
그래. 덕분에, 무사히 동생 보육원까지 갔다고.
    
좀 기다려서 쓸쓸하게 만들어 버렸고, 내가 괜히 너덜너덜해서 걱정 끼쳐버렸지만.
    
뭐, 제대로 마중은 나갈 수 있었어. 고맙다, 신세를 졌어.
   
    
[머장]
   
아니...... 오히려, 내 행동이 조금이라도 네 도움이 되었다면 기쁜걸.
    
   
[앱]
   
아앙? 어렵게 돌려말하긴, 이럴 땐 『천만에』면 되는 거야♪
   
뭐 됐어. 하고싶은 말은 했고, 난 이제 간다.
  
안녕. ......그리고, 어제 일은 감사해 두겠다만.
   
정말로 나랑은 그다지 안 엮이는게 좋을 거야, 얘기한대로 지금은 좀 주변이 뒤숭숭하고.
    
    
[머장]
   
음...... 정말로 괜찮은 건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든 말해줬으면 한다!
  
   
[앱]
   
아앙? 공부벌레가 건방지게 굴고 있어, 네녀석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내 문제다, 내가 혼자서 정리할 거야.
    
 


      
[픅카]
   
............
   
......흠. 과연, 알겠어요.
   
치사해요, 치아키.
   
    
[머장]
   
엇? 무, 무슨 소리냐 신카이 군?
   
   
[픅카]
   
역시, 히어로란 건 『신님』을 말하는 건가요? 누군가를 『돕는』 건, 『신님』이니까요?
   
치아키가 『소망해』주지 않는 건, 『신님』이기 때문인가요? 아니, 『신님』이 되고 싶기 때문인가요?
   
신님은 『소원』을 이뤄 주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그런 거죠?
  
   
[머장]
   
아니, 여전히 무슨 소릴 하는건지 모르겠다만...... 별로 난 신도 아니고, 신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라고.
   
   
[픅카]
   
하지만...... 그럼, 어째서? 치아키는, 『소망해』주지 않는 건가요? 절, 믿을 수 없는 건가요?
   
   
[머장]
   
아니, 믿고 뭐고...... 널, 잘 모르니까.
  
  


       
[픅카]
    
으음. 그럼, 이제 됐어요. 치아키가 『스스로』 말해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볼 거에요.
   
그리고, 당신의 『소원』이 뭔지 『확인』해서...... 이뤄 줄게요, 그러면 『믿어』줄 건가요?
   
우선은...... 아까, 『커다란 사람』과 관련된 『소원』을 이뤄 드릴게요.
 
    
[머장]
   
커다란 사람? 키류 군 얘길 하는 건가? 아, 안 돼! 키류 군에겐 정말 위험한 사정이 있다고, 손을 대면 화상 정도로는 안 끝나거든?
   
  
[픅카]
   
『화상』? 괜찮아요, 『불』은 『물』로 끌 수 있으니까요. 아뇨...... 저는 『신님』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상처』는 입지 않아요.
  
   
[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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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정문 앞]
   
   
<다음날 이른 아침>
   
  



        
[머장]
   
............
   
(......결국, 난 키류 군을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해 주지 못했어. 어깨를 빌려줘서 역까지 바래다준 다음엔, 동행도 거절당해 버렸고)
    
(그래도 계속 같이 가려 했더니 무서운 얼굴로 노려봐서...... 겁먹어 버렸지. 그리고, 기운없이 도망치듯 귀가할 수밖에 없었어)
   
(난, 약해 빠졌다)
   
(괜찮았으려나, 키류 군. 아니, 괜찮았을 리가 없지)
   
(그건 너무해...... 키류 군이 과거에 뭘 했다 한들, 일상적으로 폭력을 당할 이유는 되지 않아)
   
(도와주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겠다. 경찰에게 신고를 하면 죽이겠다는 말까지 들었고...... 이유는 불명이지만, 그 눈은 진심이었지)
   
(분하군. 내가, 정말 꿈꾸던 히어로였다면 좋았을 텐데. 화려하게 『변신!』하고, 나쁜 녀석들을 픽픽 해치워 가며──)
   
(......응? 뭐지, 승강구 쪽이 시끄러운걸? 무슨 일일까, 사건인가?)
   
(이, 일단 상태를 보러 가자. 난 히어로가 아니라, 말려들었을 뿐인 일반인 같은 거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은 있을 거야)
   
    
   
    
분수 앞]
   
 


        
[머장]
  
오오......!?
   
(뭐, 뭐지 이건? 승강구 앞에, 분수가 있어! 어랏, 여기 분수는 분명 꽤 예전에 부서진 채 방치되어 있었을 텐데......!?)
   
(거의 잔해밖에 남아있지 않아서,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위험하니 담으로 둘러싸여 있었을 텐데!)
    
(그런데 갑자기 새 것 같은 분수가 생겼군! 이상하다, 공사하는 듯한 낌새마저 없었는데?)
   
(어, 어떻게 된 거지? 거의 초상현상이잖아, 말도 안 돼!)
   
(대체 뭐지, 정말로? 요즘 내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군!)
   
   


           
[픅카]
   
픅카, 픅카......♪
   
앗, 치아키~♪ 요즘, 자주 만나네요?
   
    
[머장]
   
우와아!? 신카이 군, 역시 너였나!
   
    
[픅카]
   
......역시, 인가요?
   
   
[머장]
   
어, 그게...... 몇 번이고 말한다만, 교복 입은 채 물놀이하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해.
    
이번엔 장소도 분수고, 무척 수상하게 보인다고. 잘못하면 신고당할걸?
    
   
[픅카]
   
? 『신고』가, 뭔가요?
   
    
[머장]
   
엇? 그건 어, 경찰이 불려온다는 뜻이다만?
   
    
[픅카]
   
『경찰』? 그럼, 『괜찮』다구요~?
   
『경찰』은, 저희들의 『하인』이니까요.
  
    
[머장]
   
(......? 무슨 소리지, 하인이라고? 그냥 농담인가? 상대는 공권력인데? 보통은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잖아?)
   
  


       
[픅카]
   
후후후~. 치아키도, 오늘은 같이 『픅카픅카』해 주시겠어요?
   
기분 좋답니다~, 어떠신가요? 치아키, 어쩐지 『가라앉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요──
  
픅카픅카하면, 기운이 다시 난답니다. 물이 없으면, 저는 『안』 되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분수』도 『원래대로』 돌려 놨고요.
   
  
[머장]
   
어? 이 분수, 역시 신카이 군이 수복...... 아니 재건한 건가?
   
     
[픅카]
   
네! 이제, 굳이 『수영장』에 안 가도 『물』을 뒤집어쓸 수 있겠죠? 자, 치아키도 같이......♪
    
    
[머장]
   
우, 우왓!? 끌어들이려 하지 마랏, 의외로 완력이 강한걸 신카이 군!?
   
    
[픅카]
   
그런가요? 그것보다 『완력』이, 뭔가요? 그건, 강하면 『기쁜』 건가요?
   
   
[머장]
   
으, 음...... 뭐 완력은, 약한 것보단 강한 편이 좋겠지만.
   
완력이 강한 편이 정의, 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은걸.
   
    
[픅카]
   
『정의』? 그건, 뭔가요?
   
    
[머장]
   
후후. 어려운 질문만 하는군, 신카이 군은.
   
   
[픅카]
   
그런가요? 어려웠나요? 『질문』을 받으면, 치아키는 곤란한가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모르는 일』이 잔뜩 있어서. 공부하고 싶어요, 당신들에 대해.
    
모르면, 『돕는』 것도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학교』에도 『입학』하게 되었는데요...... 어렵네요~, 모르는 것들이 점점 『늘어』 가기만 하고.
   
곤란하게 됐어요. 저, 얼른 『성장』해야 하는데.
  
    
[머장]
   
......그런가. 전체적으로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공감이 되는군.
   
강해지고 싶단 말이지, 나도.
  
   
[픅카]
  
그런가요? 치아키도, 마찬가지인가요?
   
후후. 『같은 게』 있으면 『기쁘』네요, 치아키♪
   
    
[머장]
    
아아...... 그런 얘길 했었지, 기억하고 있어줬던 건가.
    
어쩐지 기쁜걸. 난 항상 성가시게 여겨지고, 무시당하기 십상이니까. 여기에 있는데 없는 것처럼, 투명인간(*黒子)처럼.
    
하지만. 신카이 군은,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거군.
    
   
[픅카]
   
네. 치아키의 『이야기』는, 재미있어요. 이것저것 『알』 수 있어서, 기뻐요.
   
많은 것을, 치아키는 『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답례』를 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어떻게 하면, 치아키는 『기쁜』가요?
  
    
[머장]
   
아니, 답례같은 건...... 난 딱히, 보답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일은 안 했고.
   
(아니, 잠깐. 이건 어쩌면 찬스일지도 몰라. 무력하고, 현실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도──)
   
(이 신기한 애의, 신카이 군의 힘을 빌리면...... 무언가 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이 애가, 내 『변신벨트』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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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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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안경 군. 밑져야 본전으로 말 건 건데, 설마 정말 도와줄 줄은 몰랐는걸.
    
세상도 마냥 각박하진 않구만, ......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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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 괜찮은가? 자, 어깨에 기대라! 체중 전부 실어도 상관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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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네녀석, 부실해 보이는 것치곤 의외로 단련한 모양이군.
    
   
[머장]
   
음! 단련했다! 예전에는 키가 안 크게 될 지도~ 싶어서 근육트레이닝하는 데 저항감이 있었다만......
   
아아, 난 농구부거든? 키는 큰 편이 좋으니까!
    
엇, 무슨 얘길 하는 거지 난? 어 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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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왜 혼란스러워하고 있냐,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이지?』하는 얼굴로 이쪽 보고 있잖아.
   
그다지 주목받고 싶지 않단 말이야, 도움받는 주제에 멋대로 떠들어서 미안하지만.
    
아까 내게 시비걸어 온 녀석들이 덜 때렸다며 돌아올 지도 모르고.
   
조용히 이동하자고...... 이제와서지만, 넌 그다지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거든.
   
   
[머장]
   
음. 정말 이제와서다, 이미 말려들었으니까.
   
몇 번이고 물어봐도 짜증만 나겠지만, 제대로 대답해줬으면 하는군...... 무슨 일이 있었지? 얻어맞았다면 확실히 상해죄지, 경찰같은 덴 상담 안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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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신고같은 건 하지 마라, 안경 군.
   
   
[머장]
  
모리사와 치아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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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머장]
  
내 이름은 모리사와 치아키다. 그러고보니 이름 말하지 않았던 거, 방금 깨달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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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냐. 똑바로 해야지, 멋지게 등장대사 읊는 게 히어로들 약속이잖아.
  
    
[머장]
  
음, 키류 군도 좋아하는 건가...... 특촬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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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앙?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데, 그 정도야 일반상식이잖아.
   
우리 여동생이 아직 어리니까, 쉬는 날 아침이라든가 마법소녀물같은 거 보면서 같이 보곤 하거든.
    
    
[머장]
   
호오, 키류 군에겐 여동생이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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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엄청 귀엽다고, 내 보물이다.
   
   
[머장]
   
그런가. 난 독자라 부러운걸, 『형제』가 있는 건.
   
......그보다, 지금 미묘하게 말 돌린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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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 자식, 네녀석이 먼저 화제 바꾼 거잖아.
  


        
뭐 됐어. 그래, 문제 없는 범위에서 제대로 얘기해 둘까. 신세져 버렸고. 이름까지 알아버렸는데 이제와서 타인인 양 굴 수도 없고.
    
......나, 예전부터 보는 대로 시시껄렁한 불량배였거든. 꽤 바보짓 하면서, 가족들도 잔뜩 울렸어.
     
   
[머장]
   
음...... 나도 소문 정도는 들은 적이 있다, 지역 일대 불량배들의 우두머리 격이었지?
    
   
[앱]
   
우두머리랄 것도 아니다만, 뭐 싸움질 잘하는 걸로 날리고 다녔지. 뭐, 그딴 걸론 밥 한 숟갈도 못 벌어먹지만.
    
하지만. 난, 그런 자신을 바꾸고 싶었거든.
    
   
[머장]
    
............
   
   
[앱]
   
이제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살아가고 싶다 생각했단 말이야.
    
적어도, 이제 두 번 다시 귀여운 동생을 울게 하지 않을 정도로...... 어엿한 오빠가 되고 싶었어.
   
누군가를 때려서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는, 그 녀석을 안을 수 없겠지. 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었다.
    
홀로 무릎을 끌어안고, 엄마 영정 앞에서 망연자실해 있는 그 녀석을──
   
껴안고, 온 세상 어디든 좋아하는 곳으로 데려가 주고 싶었어.
    
그래서, 유메노사키 학원에도 들어왔지. 그 녀석을 웃게 만들어 준 아이돌이, 나도 되고 싶어서. 예전 못된 동료들과의 연도 끊었고.
   
끊었다 생각했어..... 하지만 한 번, 진흙탕에 머리까지 들어갔던 인간이, 그렇게 간단히 깨끗해질 수는 없었다는 거지.
   
매일처럼 다가와선, 싸움을 걸어오더군.
   
전에 내가 때렸던 녀석이 인사를 하러 오지, 전에는 동료였던 녀석들도 『배신자』인 날 제재하러 오지.
    
매일매일, 죽도록 얻어맞아서 펀치머신이라도 돼버릴 것 같아.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게 『책임』이니까. 바보짓하고 있었던 멍청이, 내 자신이 불러온 결과니까. 아프고, 힘들고...... 이제 그만 좀 해 줬으면 하지만.
    
적어도, 난 때리지 않아. 전부 받아들여서, 언젠가 끝나리라 믿으며 참아야겠지.
    
그 앞에 바른 인생이 있다면,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이 악물고 버텨야겠지.
    
이게 정답일진 모르지만, 그렇게 믿으며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거야.
   
나 머리 나쁘니까, 지금까지 폭력으로밖에 문제 해결 못 해왔으니까...... 다른 방법도 모르고, 떠오르지도 않는다고.
   
   
[머장]
   
............
    
   


       
[앱]
   
......뭐. 미안해, 기분나쁜 얘기 해버렸네.
   
여기까지면 된다, 모리사와. 도와준 덕분에, 걸을 정도로는 회복했으니까.
   
헤헤...... 지금부터, 동생 데리러 가는 거야. 기다리게 만들면 미안하니까, 네가 어깨 빌려줘서 다행이다.
    
기어서라도 전철에만 타면, 약속시간까지 안 늦고.
    
동생이 원하는 걸 해 줄 수 있는, 『평범한 오빠』가 될 수 있어. ......그러니까, 고맙다 모리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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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번화가]
   
   
<그 날 저녁>
   
  



      
[머장]
   
(말도 안 돼!)
   
(그야말로 꿈 같군, 갑자기 모든 게 좋은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한 것 같아. 정말, 꿈도 농담도 아닌 거지? 현실인 거지?)
   
(음! 뺨을 꼬집으니 아프다! 현실이야, 훗훗후......♪)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성대』는 변했어)
   
(줄곧 등교하지 않았던 대장이 복귀하고, 다른 대원들을 모두 모아서 질타하고 격려했지)
   
(어디서 조사해온 건가 싶어서 놀랄 정도로, 세세하게 전원의 품행불량 같은 켕기는 부분을 지적하고──)
   
(한바탕 연설하면서, 불성실하게 타락해 있던 모두의 눈을 뜨게 했어)
   
(그러면 다들 반감을 느끼고, 성가시게 여기는 게 당연할 텐데)
   
(다시는 싫은소리 듣고 싶지 않을, 최근의 연약한 젊은이들일 텐데......)
   
(『유성대』로부터 탈퇴하는 사람들도 생길 만했고)
    
(그런데. 어째선지 그렇게 되지 않았지. 이것도 대장의 인덕인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걸까......)
   
(잘 모르겠지만, 대장은 한 명 한 명에게 앞으로도 『유성대』로서 열심히 하겠다 약속하게 했어)
   
(다들 대장의 뜨거운 설교를 듣고 정신이 든 건가, 그걸 받아들였지)
    
(그리고 말 그대로, 오늘은 다같이 열심히...... 제대로 성실하게 레슨을 했어)
    
(다들, 의욕을 내면 나같은 것보다 경험도 재능도 있는 훌륭한 아이돌이야)
   
(이대로 수련을 계속하면 『오셀로』나, 요즘 화제인 『Valkyrie』 등도 이길 수 있겠지)
     
(유메노사키 학원의, 아니 아이돌 업계의 일등성이 될 수 있을 거야)
   
(꿈이 펼쳐지고, 미래는 빛나기 시작하고 있어)
    
(후후후. 대장이나 미케지마 씨 같은 발언력 높은 사람이 모두를 꾸짖으면서, 의욕을 내게 해 주지 않을까 하고──)
    
(『유성대』가 품은 문제를 시원스레 해결하고, 드리운 암운을 물리쳐 주지 않을까...... 마음 속 어딘가에선 줄곧 기대하고 있었다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렵겠지 하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썩어 갈 뿐일 거라고──)
   
(하지만. 망상은 현실이 되었고, 꿈은, 소원은 이뤄졌어)
    
     
     
    


       
[픅카]
   
......그게, 치아키의 『소원』인가요?
     
    
    
  


     
[머장]
   
(...... ......아니, 설마. 신카이 군하고는 상관없잖아)
    
(그 애는 스스로를 신이라느니 했지만, 맞닿은 피부에는 체온이 있었어)
   
(나랑 같은 인간으로 느껴졌어, 정말로 원하면 들어 주는 신같은 게 아니야)
    
(......정말로 그런가? 그럼 왜, 그렇게 지저분했던 수영장이 하룻밤 좀 지나서 깨끗해진 거지? 그 초상현상을 설명할 수 있나?)
    
(아니, 하지만...... 으~음? 타이밍적으로는 맞고, 정말로 그 애가 뭔가 신기한 힘으로 내 소원을 들어줬다고밖에──)
    
(......정신 나갔군. 생각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머리가 놀란 거야)
   
    
[앱]
   
어이.
    
어이, 야. 무시하지 말란 말이다.
    
  


       
[머장]
   
.........!?
   
어, 어랏? 키류 군!
   
왜, 왜 그래? 그런 어두운 데 쭈그려선...... 몸이라도 안 좋은 건가?
   
    
[앱]
   
.....그래, 뭐 안 좋다면 안 좋지.
   
근데, 너무 법석떨진 마라.
    
난 튼튼하고 건강하게 태어났으니까, 이 정도는 내버려두면 낫거든. 실수로라도 구급차 부르지 마.
   
   
[머장]
   
으, 음......? 아니, 잘 보니까 키류 군 또 너덜너덜하잖아!? 무슨 일이야 정말로, 괜찮은 건가?
   
   
[앱]
   
그러니까 떠들지 좀 말라니까. 몇 번이고 말하게 하지 마, 말하는 것도 힘드니까.
   
   
[머장]
   
(아아, 그야 그렇겠지...... 심하게 다쳤잖아! 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럴 땐 어떡해야 하는 거지?)
    
   
[앱]
  
하하. 미안하다, 뭔가 기분 좋게 돌아가는 중이었던 모양인데, 불러세워서.
    
   
[머장]
   
아, 아니...... 그건 상관없어. 어차피 이제 돌아가서 잘 뿐이었으니까.
    
그것보다. 사정을 설명해 줘, 무슨 일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는 건가?
   
    
[앱]
   
아아...... 응, 그럼 어깨 좀 빌려줘라.
   
잔뜩 얻어맞아서 못 움직이겠다고, 한심하지만. 바로 옆 역까지만이면 되니까, 걷는 것 좀 도와줬으면 해.
    
    
[머장]
  
으, 음. 그 정도라면 간단하지. 안아서 옮겨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키류 군은 크니까...... 내 팔힘으로는 무리일 것 같군.
    
   
[앱]
    
하하. 안심해라, 무리인 것까진 요구 안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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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그날 점심시간>
   
  


    
[머장]
   
(후후. 유메노사키 학원을 바꾼다, 라....... 흰소리처럼도 들리지만, 난 응원하마 하스미 군)
     
(나 이외에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녀석이 있는 거군)
    
(기쁘고 든든한걸. 나도 열심히 해야겠어. 아직 뭘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어제 신카이 군 상대를 하느라 그다지 못 한 수영장 청소를 끝내 버리자)
    
(전체적으로 무척 지저분했으니, 깔끔하게 다 청소하려면 아직 며칠 더 걸리겠지만)
    
(그치지 않는 비는 없는 법. 차근차근 해 나가면, 언젠가 끝날 거다. 쓸 수 있는 시간은 전부 쓰자, 점심시간이니 학생들이나 선생님들 눈에 띌 지도 모르지만──)
    
(뭐,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당당하게 굴면 돼, 딱히 아무도 싫은소린 안 할 거야...... 응. 괜찮아 괜찮아)
    
(좋아, 힘내자! 파이팅이다 지지 마라, 모리사와 치아키!)
   
   
    
    
수영장]
    
   


        
[머장]
   
오, 오오......!?
   
어, 어랏? 뭐지 이건? 어떻게 된 거야?
   
(수영장이 멋지게 깨끗해졌어! 마법처럼! 어랏, 어째서? 어젯밤에는 아직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했는데......?)
    
(오늘 오전중에 청소업자라도 들어온 건가? 아니 하지만, 왜 갑자기? 이 수영장, 학원측은 계속 더럽든 말든 방치하고 있었는데......?)
    
   


      
[픅카]
   
픅카, 픅카......♪
   
앗, 치아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좋은 날씨』네요, 최고로 『픅카픅카』 날씨에요!
    
     
[머장]
   
우옷 깜짝이야!? 신카이 군! 뭐, 뭘 하는 거지? 안 된다고, 옷 입은 채 물 속에 들어가면!
    
   
[픅카]
    
? 안 되는 거였나요? 어디가 『안 되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머장]
   
어엇? 아니 그야, 푹 젖어 버리잖아...... 더운 계절이라곤 해도, 감기 정도는 걸릴 것 같고.
   
    
[픅카]
   
『감기』, 걸려요?
   
    
[머장]
   
엇, 왜 갸우뚱하는 거지? 신카이 군은, 감기걸린 적 없는 건가? 건강우량아로군, 난 줄곧 잔병치레하며 살았는데 부럽다!
    
     
[픅카]
    
흠...... 『감기』란 건, 『질병』 얘기였나요?
    
『질병』은 걸리지 않아요, 저는 『신님』이니까. 오히려, 『질병』을 『고치는』 쪽이죠?
   
  


       
[머장]
    
(으, 으~음? 신카이 군, 역시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걸!)
    
(웃는 얼굴로 얘기해주는 만큼, 『유성대』 사람들과 비교하면 훨씬 낫지만.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뭐, 천재 상대로 불손하려나)
    
   
[픅카]
    
왜 그래요, 치아키? 어쩐지, 가라앉은 『표정』이네요?
  
『가라앉은』 것보단, 『뜬』 편이 좋아요. 자...... 치아키도, 저랑 같이 『픅카픅카』해요.
   
픅카픅카...... 기분 좋답니다~, 『고민』같은 건 날아가 버려요♪
    
    
[머장]
    
그, 그래? 뭐, 정말 기분은 좋아 보인다만......?
    
수영복도 없으니까, 난 사양하도록 할까.
    
    
[픅카]
  
어~, 쌀쌀맞네요? 모처럼, 치아키를 위해 『수영장』을 『깨끗하게』 만들었는데~?
    
크게 기뻐하며, 『웃는 얼굴』이 되어 줄 거라 생각했는데.
    
    
[머장]
   
.........?
   
    
[픅카]
    
같이 『픅카픅카』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유감이에요. 치아키, 그러려고 『수영장』을 『청소』하던 게 아니었군요?
    
착각해 버렸어요. 저도, 아직 『미숙』하네요.
    
   
[머장]
   
어......음, 무슨 소리지? 신카이 군, 네가 이 수영장을 깔끔하게 청소한 건가? 어쩐지 그런 뉘앙스였는데──
    
    
[픅카]
   
네. 그게, 치아키의 『소원』 중 하나라 생각해서요. 하지만 『착각』이었던 것 같고, 유감이에요.
   


         
그럼, 당신의 진짜 『소원』은 뭔가요? 역시, 『히어로가 된다』는 건가요?
    
   
[머장]
    
음...... 뭐, 확실히 그게 내 가장 큰 꿈이긴 하다만.
    
    
[픅카]
   
으~음. 히어로라는 걸 잘 몰라서, 곤란하네요. 그건, 뭔가요?
   
    
[머장]
   
엇, 막상 설명하라고 하면 곤란한걸. 뭐랄까...... 멋지고, 인간을 도와주는 존재다.
   
   
[픅카]
    
? 그건, 『신님』이잖아요?
    
   
[머장]
   
아니, 신하고는 다르려나. 좀 더 현실적이랄지...... 악당을 픽픽 쓰러뜨리고, 정의를 관철하는 거야. 그리고, 언제나 약한 자들 편에서──
   
   
[픅카]
   
음~? 역시, 『신님』과 『구별』이 안 되는데요. 『나쁜 자』를 쓰러뜨리는 거죠, 그건 『천벌』하고는 다른 건가요?
   
어려워요. 분명 미케지마가 히어로라 불리고 있었고...... 물어 볼까요. 그 애, 『박식』하니까요.
   
    
[머장]
   
엇, 미케지마 씨가 어쨌다고? 그나저나 귀국해 있었던 모양이군, 요즘은 『유성대』의 모임 등에도 그다지 얼굴을 비추지 않는데......?
    
    
[픅카]
   
후후후. 미케지마, 뭐든 곧바로 『부숴』 버려서요. 하지만, 그런 『자신』을, 그 애가 가장 잘 『알고』있어서요.
   
짜증이 나면, 『멀리』 가 버린단 말이죠. 『무서운 자신』과, 만나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아마 『이 나라』에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있으니까...... 미케지마, 제 『도움이 되는』 게 『일』이니까요.
   
별로 안 그래도 되는데...... 미케지마만 『일』을 하고, 치사하죠. 치아키도, 그렇게 생각 안 하나요?
    
    
[머장]
   
어? 어? 미안,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픅카]
   
그런가요...... 제가 하는 말, 어렵나요? 미안해요, 그다지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머장]
   
아니, 사과할 일은 아닌데...... 어이쿠.
    
미안. 호출이 들어와서 난 이제 가봐야겠어.
   
  


      
[픅카]
   
호출?
    
    
[머장]
    
음. 핸드폰으로 연락이 들어왔거든, 대장한테서...... 대체 무슨 일일까, 자퇴가 정해지고 나서는 등교도 하지 않게 된 것 같은데.
    
뭐 됐나, 용건은 본인한테 들어보면 알 거고.
    
후후. 그럼 안녕 신카이 군, 얘기할 수 있어서 기뻤어. 그리고...... 아무래도 내 대신 수영장 청소를 해 준 모양이고, 고마웠다.
    
(하룻밤 좀 지나서 수영장이 깨끗해진 이유를 모르겠어서 기분은 이상하지만......)
    
(별로 나쁜 짓 당한 것도 아니고, 신카이 군은 날 위해 노력해 준 것 같으니까)
    
(오랜만에 누군가의 후의를 받게 돼서, 조금 감동했어)
    
후후. 그럼, 또 보자...... 신카이 군. 몇 번이고 말한다만 너무 물에만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아직 헤엄치긴 빠른 계절이고.
    
    
[픅카]
   
네? 헤엄치고 있지 않아요, 『픅카픅카』하는 것 뿐이에요.
    
이런 『장소』, 그밖에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라 버릴 것 같아요. 『지상』은 언제나, 메말라서 『숨이 막히』네요.
   
   
[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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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 교실]

    
    
<그 날 오전 중>
   
  



         
[머장]
   
............
   
(......이런. 안 되지 안 돼, 정신 차리니 수업이 끝나 버렸잖아)
   
(안되겠군. 아무래도 좀 우울한 것 같아...... 뭐든 해야 한다고 애만 타는데, 무엇 하나 의미있는 일을 하지 못한 상태야)
    
(그래서 스트레스가 쌓여선, 무력감에 젖어서...... 멍하니 있게 되고 마는군)
   
(이렇게, 자기분석을 해도 그다지 의미가 없어)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고, 내게는 그럴 힘도 없다. 결국, 사가미 선생님과는 못 만났고)
    
(뭐 사가미 선생님께 사정을 이야기한들, 뭐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겠지만)
    
(나는 그 사람의 가족도 제자도 뭣도 아닌 그저 팬일 뿐이고)
   
(오히려 완전히 지쳐서 은퇴한 그 사람한테, 무거운 짐을 지게 하기엔 마음이 무거운걸...... 하지만 달리 의지할 사람도 없고)
    
(아아...... 우울하다, 한숨만 쉬게 돼. 안 되지, 『똑바로』 안 하면. 고민만 해도 소용없어, 우선은 행동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해나갈 수 밖에 없어)
    
(나같은 게 발버둥친들 아무 의미도 없을 지도 모르지만, 티끌도 쌓이면 태산...... 포기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나을 거다)
    
(그렇게 믿고 있다. 믿고 싶어, 나라도 무언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앰]
   
어이.
   
네녀ㅅ......너(*君), 잠깐 괜찮나?
    
    
[머장]
  
우힉!? 뭐, 뭐지..... 어 음, 반장?
    
     
[앰]
    
하스미다. 뭐,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반장』이어도 상관없다만. 실제로 난 이 반의 반장이고.
    
거기에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아해서, 도서위원장도 겸임하고 있지.
   
   
[머장]
   
그, 그런가...... 어 음, 큰일이로군.
    
    
[앰]
   
그렇지도 않아. 직책이 늘어난다는 건, 동시에 권능도 늘어나 있다는 뜻이니.
   
뭐 책임도 늘어나게 된다만, 그건 필요경비같은 것으로서 감수하고 있다.
    
   


       
[머장]
   
(어쩐지 장황하게 말을 하는 녀석인걸. 하스미 군...... 대화해 본 적도 없어서 몰랐다만, 겉보기 그대로 고지식한 모양이야)
     
    
[앰]
   
? 뭐냐, 힐끔힐끔 쳐다보고...... 내 안경이 신경쓰이는 건가?
  
    
[머장]
   
엇? 아 미안하다, 실례를 했군?
    
    
[앰]
   
흥. ......네 안경도 꽤 괜찮은걸, 그건 어디서 산 거지?
    
    
[머장]
   
엇, 어디냐니...... 근처에 많이 있는 안경가게다만.
   
난 그렇게 시력이 나쁘진 않지만, 아버지가 안경을 사는 김에 같이 맞췄지. 나도 같이 사면 가족 할인같은 걸로 싸게 된다는 모양이라.
     
아버지껜 학비 문제로 폐를 끼쳤으니까,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괜찮으려나 싶었거든.
    
      
[앰]
   
흠. 뭐, 안경도 좋은 걸 고르려 하면 비싸지니 말이다.
   
요즘은 싼 가격에 적당한 걸 파는 가게들도, 대량생산 덕에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건지 파는 물건의 질이 향상된 상태고.
   
자본주의란 거다. 가격경쟁 등으로 절차탁마함으로써, 전체적인 최저 품질이 올라가는 셈이지.
     
......지금 생각, 여러 방면으로 교훈이 될 것 같군. 메모할 테니, 잠시 기다려라.
    
    
[머장]
    
그래...... 음, 정말로 뭐지? 그렇게 안경 얘기가 하고 싶었던 건가?
    
    
[앰]
   
아니, 용건은 따로 있다. 너, 서명에 협력해라...... 해 줬으면 한다.
    
    
[머장]
  
서명?
    
   


       
[앰]
   
음. 실은, 난 학생회를 조직하려 하고 있거든.
    
    
[머장]
   
학생회......? 유메노사키 학원에는 없었던 건가? 보통은 있을 텐데, 어느 학교에도?
    
    
[앰]
    
음. 가장 처음에는 존재했던 듯 하다만, 어느 시점에선가 계승이 이뤄지지 않고 사라져 버려서......
    
그대로 오래도록 존재하는 건지 아닌지 유야무야한 상태로 남았던 모양이더군.
    
교사에게 물어 보았더니, 다시 학생회를 활동시키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다시 시작할 정도로 수속이 필요한 모양이고......
    
교칙을 조사해 본 결과, 아무래도 전교생 중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설립하지 못 한다는 듯 하다.
    
뭐, 우리 학원의 교사들이라면 설립하려 한들 제대로 된 심사도 하지 않겠지만.
    
적당히 넘어갔다 나중에 그 점을 추궁당하고 싶지도 않거든...... 절차를 갖춰 둬야겠다 싶었지.
     
우리는 학생들의 동의를 얻은, 학생들이 원해서 태어난 존재라는 증거를 마련해 두고 싶다.
   
   
[머장]
    
후후. 성실하군, 하스미 군은. 싫지 않아.
    
   
[앰]
   
그게 내 장점이다. 아무튼 학생회는 이름대로 학생들의 서포트를 위한 조직이고, 너희들의 이익이 될지언정 방해는 되지 않을 거다.
    
가능하다면, 말이다만...... 학생회의 설립에 동의한다, 그렇게 서명해줬으면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머리를 숙이고 부탁하곤 있지만, 다들 이야기조차 잘 들어주지 않았거든.
    
좀 고생 중이다. 달려나가기 전부터 막혀 있다는 느낌이로군.
    
뭐 최악의 경우엔, 에이치에게 부탁해 뇌물이라도...... 아니, 지금 단계에서 그녀석에게 빚을 만들고 싶진 않아.
     
가능하다면 대등한 입장을 유지하고 싶다, 줄곧 그녀석에게 고개를 못 든다는 건 생각만 해도 기운이 빠지고.
    
   
[머장]
   
? 무슨 얘기지?
   
    
[앰]
  
아니, 이쪽 얘기다. 그래서...... 서명은 할 거냐, 안 할 거냐.
   
    
[머장]
    
아 응, 그런 거라면 서명 정도는 하지. 뭣하면 나도 아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어서, 서명을 받아올 수도 있어.
    
   
[앰]
    
흠. 그건 고맙군. 넌 그다지 친구가 없는 타입인 듯 하고, 그다지 기대는 안 하겠다만...... 감사하마.
    
      
[머장]
    
뭘, 곤란할 땐 피차일반이다. 학생회, 무사히 설립되면 좋겠군.
    
     
[앰]
   
고맙다. 뭐 앞일은 불분명하지만,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부디 응원해 다오, 내 꿈을. 한 명이라도 공감하고, 등을 밀어 준다면...... 난 싸울 수 있어.
    
믿어 줬으면 한다. 이 내가, 유메노사키 학원을 바꿔 보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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