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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게시판 앞

유우타
우・리・가・할・만・한・일・뭐・없・을・까~?

(아하하, 그렇게 운이 좋을 리는 없나. 게시판에 전단지가 붙어있지 않을까 싶어서 보러 왔는데
곧 열리는 'S2' 개최 알림으로 뒤덮여 있는걸
S2라…… 2wink는 어떻게 되는 거지. 뭐, 개최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형은 너무 느긋하게 군단 말이지
"괜찮아 괜찮아! 공연까지만 맞추면 되지 뭐☆"라는 스타일이니까, 나만 초조해지고
일할 때도 그렇다니까. 형이 2wink의 리더니까 앞장서서 일을 따오지 않으면 안 되는데……
"지금은 일할 기분 아냐"라는 말이나 하고 말야
놀기만 하면 교내자금은 안 모이는데
아이돌이니까 아이돌다운 활동을 해야지, 아니면 왜 유메노사키 학원에 들어온 거냐구
……나도, 이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말야
쌍둥이를 셀링포인트로 하는 건 싫다면서 불평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역시 형이랑 세트 판매되는 기분이 들어서 의욕이 안 생기고……)

……응? 앗, 안즈씨
안녕하세요~♪ 안즈씨도 게시판을 보러 오셨나요?
아, 저는 2wink가 할 만한 일 없을까~ 싶어서 보고 있었는데요, 이거다! 싶은 건 없었어요
응? 저희에게 맞는 일이 있다구요? 엣, 정말요!?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
교내 SNS? 네, 보는데요. 교내 SNS로도 의뢰나 드림페스 알림이 오니까요
오늘은 아직 안 봐서, 어떤 정보가 있는지 모르지만요
음, 음. ……교내 SNS에 방금 전에 일 의뢰가 있었다구요? 잠깐만요, 찾아볼게요

응~…… 앗, 이건가? 옆 동네 번화가에서 '선샤워 페스타'가 열려서, 출연 아티스트를 모집한다고 쓰여 있어요
선샤워는 '여우비'라는 뜻이죠
이벤트 내용도 비가 오는 걸 전제로 하고, 밝고 활기찬 퍼레이드로 우울한 분위기를 떨쳐버리는 것이 개최 목적이라……
분명 이거라면 2wink랑 어울릴 것 같네요
안즈씨, 정보 제공 감사합니다……♪ 도움을 받았네요!

에엣? '죄송해요'라니, 왜 사과하시는 거예요? 사과를 받는 게 아니라 감사를 드려야 할 상황인데……?
일을 소개해 준다는 부탁을 받았는데 늦어지게 돼서……라, 저번에 한 얘기 말씀이시죠?
그 때부터 저희가 할 만한 일이 없는지 찾아보고 계셨군요
그럼 더더욱 감사하죠. 퍼포먼스 심사가 있으니까, 저희도 반드시 참가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지만
기회는 있겠죠. 2wink는 결성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아무것도 안 해도 일이 찾아오는 유닛이랑은 다르니까요
리더는 저희 형인데, 형한테 다 맡기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말이에요

저, 형한테 이 얘기를 하고 올게요. 이 시간이면 분명 교실에 있을 테니까
안즈씨, 정말 감사해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1-A 교실

유우타
어~이, 형!
형! 없어? 있잖아, 숨지 말고 나오라구
…………

(으~음, 진짜 없는 것 같은데? 없어도 될 때는 성가시게 달려들면서, 있어야 할 때는 꼭 없단 말야!
여기 말고 형이 있을 법한 곳은 경음부 부실인가? 그치만 오늘은 동아리가 없는 날이니까 갔을 것 같진 않은데
2wink 레슨도 없고, 먼저 돌아갔나? 아니아니, 형은 절대 안 그럴 거야
"유우타군이랑 형은 일심동체니까"라면서, 같이 돌아갈 때가 많으니까……
짜증나서 내가 피하는 일은 있어도, 싸웠을 때를 빼면 형이 나를 피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형이라니까……
방금 막 올라온 거라곤 해도, 교내 SNS에 올라온 의뢰니까 다른 유닛이 응모할 가능성도 있단 말이지?
여유부리고 있을 시간은 없는데~!? 전화을 걸어도 눈치 못 채면, 형이랑은 이제 말 안 할 거라구!?)

소라
HaHa~, HiHi~, HuHu~, HeHe~, HoHo~……♪

유우타
하루카와 군……? 무슨 일이야, 하루카와 군 반은 옆 교실이야
뭐, 나도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긴 한데

소라
으음, 잠시만 기다리세요! 소라는 생각합니다~……
앗, 알았습니다! 유우쨩이죠~. 잠깐, 히나쨩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우쨩, 히나쨩은 어디 있나요? 소라는 히나쨩에게 용건이 있습니다~
유우쨩도 똑같나요? 소라와 똑같이 '곤란한 색'을 띠고 있네요~, 무슨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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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난 말야, 그가 나와 동류라고 생각했어. 작고 가녀리고, 여자아이 같았던 그는....

육체적 건강함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남성 사회에서는 바보 취급당하고 있었어.

분하고, 억울해서, 서서히 끓어오르는 열등감의 덩어리라고 생각했어.

같은 꿈을, 야망을 안고 나와 같은 목적지까지 달려갈 동지라고 말야.

그러니까 그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착각했던 거야, 부끄럽게도.

공감하고, 서로 기대면서, 함께 싸울 수 있으리라고... 그러니까 내가 아파서 입원해서 움직이지 못했을 때 내가 하고 싶었던 걸 그에게 시켰지.

유메노사키 학원을, 아이돌 업계에 혁명을 일으킨다. 그걸 위해 고름이나 환부를 적출해 제거한다.

그 시절의 난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었으니까 나 혼자서 하기엔 힘들었거든.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았어,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고... 자신도 없었으니까, 그에게 먼저 시켜 본 거야.

있는 것 없는 것 죄다 불어넣고, 학생회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앞뒤로 몰래 움직여서 그를 조종하려고 했지.

그 시도는 상당히 훌륭하게 성공했어.

거대해진 '체스' 를 분할하고, 병든 환부를 제거하기 위한 '저지먼트'..... 대외적인 적을, 병마를 물리치기 위한 '듀얼'.

'저지먼트' 는 J, '듀얼' 은 D, 그 외 드리페스는 Other의 O....

그렇게 학생회 서류상, 편의상, 알파벳으로 구별해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알파벳으로 관리한 흔적이 남아서, 현재의 드리페스도 서류상 'S1' 이나 'A1' 으로 불리고 있지.

뭐, 이건 상관없는 얘기지만.

요약하자면, 그 시기의 드리페스는 시범 실험.... 세련되지 못한 프로토타입으로, 내 생각대로 성공할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어.

그러니까. 실패하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다른 인간을 중심으로 설치한 거지. 그게 바로, 츠키나가 군이야.

그는 날 대신하는 주인공이었어. 그 덕분에 수많은 실전 데이터를 회수할 수 있었고, 학원 내부의 화농을 상당히 제거할 수 있었지.

물론 전쟁이네 뭐네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망자가 나온 건 아냐.

패배자들도 태평하게 살아남았지만, 이들은 다음 혁명에서 내 협력자로 마련했어.

츠키나가 군은 예상 이상으로 연승을 거듭하며, 너무 거대해졌기 때문에...

일단락짓기 위해, 내 체력도 돌아왔으니까 '체크메이트' 를 실행했지.

'체크메이트' ..... 사상 유일한, C라는 알파벳으로 기록된 그 드리페스는 최초의 역사의 분기점이었어.

그 이후로 주인공은 교체되었어. 내가 행동을 개시하고, '오기인' 토벌의 계획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거지.

츠키나가 군은 이제 볼일이 다 끝났으니까, 그가 몰락할 거라는 건 자명했어.

예전 동료를 쓰러뜨려 가며, 원망을 한 몸에 받던 그는 드리페스에서 이기지 못하게 되었고....

그렇게 됐어도 돈키호테처럼, 정의를 부르짖으며 악당들과 계속해서 싸웠어.

기본적으로 이해관계가 일치했으니까, 우리와 함께 싸운 적도 있고.

하지만, 그런 관계도 오래가진 못했어.

그는 내 생각도 짐작하고 있었겠지, 저 녀석이 흑막이다~ 라고 몇 번이나 도전해 왔으니까. 뭐, 그대로 돌려 줬지만.

그는 이미 궁지에 몰린 상태였어. 증오받아서, 제명된 옛 영웅에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없으니까.

오히려 괜한 말을 들어서 불쌍해, 라고 나에게 동정의 눈길이 쏟아질 때도 있었지.

그의 행동 모든 것을 이용해서, 난 혁명을 위한 장작으로 삼았어. 그는 결국 다 타 버리고, 사라졌지... 전부 다 내가 계획한 대로야.

너희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속아넘어가서, 편리하게 이용당하고 창피를 당했을 뿐이야.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에게 동정받고 싶진 않겠지.

그건 전쟁이었어. 속아넘어간 쪽이 잘못이고, 살아남은 사람이 정의야.

조금은 마음이 아프지만, 난 그렇게 나 자신을 타이르면서... 너희들의 시체 위에 서겠어.

적어도 그 희생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이런 말밖에 해줄 수 없어.


세접

...........


영지

후후. 츠키나가 군이라는 천재를 편리하게 이용해서, 너도 나도 꿈을 이룬 거야.

같은 죄를 지었어, 세나 군. 공감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야.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 주면 기쁠 거야. 악수라도 할까.

....병이 옮을 것 같으니까 만지기 싫다, 같은 슬픈 이유로 거절하진 말아 줘.


세접

그런 심한 말은 안 해. 널 상처입히면 그 녀석이 화낼 것 같고.


영지

응. 그럼, 악수.... 계약 성립되었으니 휴식을 끝내고 전장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일단 시작한 체스를 마지막까지 끝내겠어?


세접

놀고 있을 여유는 없잖아, 서로. 상관없어, 아직 결착을 짓지 않아도.

내가 나설 막은 아니니까. 정말 죽은 것도 아니야, 그 녀석이 부활할 가능성도 조금이나마 있어....

대신해서 결투하는 건 귀찮으니까, 뒷일은 그 녀석한테 맡길 거야.


영지

......츠키나가 군이 돌아와 줄 거라고 생각해?


세접

앞일은 모르지. 하지만, 그랬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해.

그럼 간다, 텐쇼인. 아직은 해가 지면 꽤 쌀쌀하니까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 있어. 털고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잖아, 조심하도록 해.


영지

신경써 줘서 고마워. 그래, 기껏 병실 밖으로 나왔으니까... 조금만 더, 놀아보도록 할까.

울새는 죽었고, 그 노래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아. 하지만 과거와, 어쩌면 미래까지, 그 노랫소리는 아름답게 울려퍼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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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접


실제로, 예전에 그 녀석의 동료였던, 친구였던 '체스' 놈들은 그 녀석한테 작곡만을 바랐을 뿐이었어.

당연하지, 그 녀석 작곡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그 녀석의 누구보다도 우수한 무기로서의 기능을, '천재로서의 츠키나가 레오' 만을 요구한 거야.

인정받는 건 기쁘고, 본인도 처음엔 만족했겠지만.

소홀하게 여겨졌던, 보통 남자아이로서의 그 녀석이 점점 압박되어 가서, 호흡곤란이 되고.... 파열되어, 피를 흘리면서 찌부러져 버렸어.

그건 그 녀석이 약했던 때문이기도 해. 네 뒷공작이나 음모 때문에, 시대가 나빴던 때문도 있어. 하지만 역시, 내 잘못이야.

적당히라도 어거지로라도, 'Knights' 라고 이름을 내걸었는데. 기사가 되었는데, 그 녀석을 지키지 못했어.

멋있는 척하느라, 쑥스러워서, 진짜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었어.

그 녀석은 몇 번이나 정말 좋아한다고 반복해서 말해 줬는데, 난 '안 좋아해' '친구 아니야' 라고만 했어.

그 녀석은 바보니까 그걸 표면 그대로 믿어버렸겠지.

다른 모든 걸 버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받아도 그 녀석은 나를.... 내 꿈을 지켜 줬는데.

그런데 난 고맙다는 말도 못 하고, 항상 투덜투덜 잔소리만 하고.... 모든 게 부서져서 끝나 버릴 때까지, 뒤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어.

지금 와서 눈치채도,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 그 녀석은 보답받지 못해서, 견디지 못해서 발걸음을 멈추고, 이제 움직일 수 없게 됐어....

너무 좋아했던 사람들 전부가 그 녀석에게 침을 뱉고, 거절하는데.

당연하지. 그런 거 누구든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어, 천재네 괴물이네 불려도.... 사람이라면 사랑받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어.

그 녀석이 특별히 약했던 게 아냐.

텐쇼인. 지금도 가끔 생각해, 너도 아마 똑같을 거라 생각하지만.

행복했던 그 때, 꿈 같은 거 꾸지 않고 거기서 시간을 멈춰 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 자리에서 멈춰서서,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않아도 상관없었어. 그 녀석과, 둘만의 'Knights' 였던 그 시절 그대로....

바보 같은 얘기 하면서, 웃고 떠들고, 평범한 청춘을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아무 것도 부서지지 않고 평화로운 채, 지금.... 내 옆에서 그 녀석이 웃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 쪽이 백 배는 더 행복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시계 바늘을 되돌릴 순 없어. 우리는 야망을 안고, 미래에 꿈을 꾸며 돌진하고, 피투성이가 되며 싸워나가고, 여기에 도착했어.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고, 후회하고 있을 시간도 없어.

그러니까. 맨 처음에 말했지만, 교섭은 안 돼.

그 쪽 요구대로 'DDD' 에선 너희 생각대로 움직여 주겠어. 'Trickstar' 를 무너뜨리기 위해 공동 작전을 펼칠게.

하지만. 유우 군은 내가 보호하겠어. 이번에야말로 지켜낼 거야, 그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겠어.

너무 좋아했던 그 녀석에게 미움받아도, 원망받아도.... 그 애만큼은 깨끗한 채로 지켜낼 거야.


영지

상관없어. 원래 그렇게 부탁하려고 했으니까.

'Trickstar' 는 분열시키려고 생각했는데, 우리 'fine' 에 그대로 전원... 이적시키기도 좀 그렇고.

너희가 한 명 데려가주면 고맙지. 소중하게 대하도록 해, 달걀은 무척 깨지기 쉬우니까.

.....세나 군.나도, 가끔 생각하곤 해.

계속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채, 가끔 놀러오는 친구와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기만 했으면 좋았을까 하고.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는 꿈을 꾸고, 검을 뽑아 전장에 나아가, 이미 적의 피를 뒤집어썼지. 이제 와서 행복한 그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너와 얘기하고 이제야 이해했어. 나와 츠키나가 군의 체스 승부가 결착이 나지 않았던 이유를.

승부가 나 버리면 즐거운 시간이 끝나 버리니까였어.

승부가 나면, 승자와 패자라는 상하관계가 돼 버려. 서열이 생기고, 평등한 친구로서 있을 수 없게 돼.

그는 계속해서 놀고 싶었던 거야. 작은 어린아이처럼...

하지만 우리는 승부를 요구했지, 환한 햇빛 밑에서 살아가는 다른 놈들을 굴복시키고 싶었어.

음침하고 비굴하며, 자기중심적이고, 병약한 내 몸을 원망하며...

부러운 다른 놈들을 발 밑에 무릎꿇리고, 크게 웃어 주고 싶었어. 자존심을, 태어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그 계획은 거의 달성했어. 그걸 위해 희생해 온 걸, 이제 와서 손에 쥐고 바라봐 봤자 허무할 뿐이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츠키나가 군은 실패한 나야. 지배자가, 왕이 되지 못했던 내 모습이야.

너무 다정하고, 순수해고, 인간을 사랑해서...

인간에게서 벗어나, 무자비한 왕이라는 기능을, 괴물이 되지 못했던 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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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자아, 생각은 다 정리됐어... 세나 군?

빨리 다음 수를 움직였으면 좋겠는데.

이 이상은 더 못 기다려. 이래봬도 바쁜 몸이고, 넌 그닥 대단한 존재도 아니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니까. 네가 싫다고 하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면 그만일 뿐이야.

이기는 말에 타야 하지 않겠어? 넌 어떤 난폭한 말에라도 탈 수 있는,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매우 우수한 기사는 아니잖아.


세접

........역시. 너, 거짓말만 하네.

승부가 난 게 아니잖아, 뭐가 체크메이트야....

이 말을 이렇게 움직이면 궁지를 벗어날 수 있어, 아직 결착짓기엔 멀었잖아?

허세와 넘겨짚기, 거짓말과 음모로 자신이 이겼다고 착각하게 만들어서...

상대방을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주변을 착각하게 만들었지, 넌 환상 속의 황제를 만든 셈이야.


영지

부정은 하지 않겠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고, 난 절대 지고 싶지 않았으니까.

수단을 가릴 순 없었어, 누구에게도 부정하게 하지 않아.... 후회도 하지 않아.

사죄도 안 해. 억지로 보여 준 공동환상이든 뭐든 간에 승리는 승리야.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 승리한 건 바로 나지.


세접

그래. 축하해.

잘됐네, 이겨서.


영지

..........


빨돼

세나 선배~!

한참 찾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한가하게 뭐 하시는 겁니까!

전 지시받은 대로, 과제 곡을 완벽하게 해냈다구요!

이제 정식으로, 저도 'Knights' 의 멤버로서 인정해 주시는 거죠!

그런 약속이었잖습니까, 물론 'DDD' 라는 무대에도 출연할 거니까요!

딴소리하지 마십시오! 자아, 어서 함께 'DDD' 를 위한 Lesson을....!


영지

후후. 기운이 넘치는구나, 츠카사 군. 너무 큰 소리를 내면 예의에 어긋난다구?


츠카사

히엑!? 아, 에.... 으아!?

세, 세나 선배? 이 분과 아는 사이셨군요, 어떤 관계이십니까!?


세접

그냥 같은 반. ....알겠으니까, 나중에 레슨실에 들를 테니까 지금은 좀 가 있어 봐. 중요한 얘기 중이니까, 카사 군.


영지

응. 미안해, 잠시만 세나 군을 빌려 줄래?


빨돼

아, 네에. 뭐 텐쇼인 형님의 말씀이시라면 따르겠습니다.

꼭입니다, 반드시 나중에 Lesson실에 오셔야 합니다... 세나 선배?

저, 먼저 가서 청소 같은 정리를 해 놓겠습니다! 다른 'Knights' 여러분도, 찾아서 모이시도록 할 테니까요!

그럼, 먼저 가 있겠습니다? 이만...♪


영지

바이바~이♪

아하하. '카사 군' 이라고 부르고 있구나, 별명은 참 좋은 것 같아...

츠카사 군도 기뻐할 거라고 생각해, 재벌의 후계자라는 것만으로 주변에서 멀리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정말 기뻤어.... 누구에게 의지한 것도 아니고, 우연히 만나서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던 건.

츠키나가 군과 만나게 돼서, 행운이었어.

그와의 우정도 뭐도, 나 때문에 산산조각나 버렸지만.


세접

저기, 텐쇼인. 이런 말 많이 들었겠지만, 대체 너 뭐 하자는 거야. 처음부터 끝까지 네 탓일 리가 없잖아.

그 녀석은, 레오 군은..... 너 때문에 망가져버린 게 아니야.

물론 너와 계쏙 싸우고, 너무 놀아서 소모된 게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나 때문이니까.

그 녀석은 날 만날 때마다 항상 말했어. 떠오른다 떠오른다 인스피레이션이, 라고.

날 볼 때마다, 무수한 걸작을 만들 수 있었다고.

내 자만일지도 모르지만. 그 녀석에게 인스피레이션을 솟아나게 한 게, 바로 나니까.

그 녀석은 내 감정이나 언행에 영향받아서, 악의에 물들어 버렸어.

풋내 나는 어린애였고, 항상 불만이었으니까, 날 인정하게 만들고 싶어서...

맘에 안 드는 녀석들을 싸잡아서 망하게 만들고 싶었던 내가, 그 녀석의 방향성을 비틀어버린 거야.

내가, 순수한 아기 같았던 그 녀석의 영혼을 더럽혔어.

날 위해 그 녀석은 선량함을 내팽개쳤어.

내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바랐던, 원했던 것처럼 날뛰고, 내가 증오했떤 모든 걸 부숴 줬지.

주변에서 원망받고, 쌓인 증오로 인해 득표수는 점점 감소하고...

드리페스에서 그 녀석이 어떤 걸작을 내놓든 간에 평가받지 못하게 됐지.

그 녀석은 그걸 견딜 수 없었고, 원래 바보 같을 만큼 상냥한 녀석이니까....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고, 서로 죽여가는 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거야.

언동도 거칠어지고, 살벌해지면서...

상냥하고 귀여웠던 그 녀석을 좋아했던 팬들도 점점 떠나가고, 그 녀석을 무서워하게 되면서, 혐오하게 됐지.

예전 동료가 나쁜 소문을 흘리기도 했고. 우리 내부 사정도 모르는 외부인은, 그걸 믿었어....

자업자득이기도 하지, 그 녀석은 도통 눈치가 없는 언행만 일삼았으니까.

그런 게 전부 쌓여서, 망가져버린 거야. 너도, 그 녀석 만나러 갔었잖아...

방에 틀어박힌 그 녀석이, 너한테 엄청나게 사과하지 않았어?

나한텐 계속 사과하기만 했어, 미안해미안해라고..... 자기혐오와 절망으로 그 녀석은 우울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작곡이 그 녀석의 전부인데, 지금 그 녀석은 슬럼프에 빠져서 한 곡도 써내지 못해.

머리 속의 멜로디가 욕설로, 저주의 말로 변해버린댔어.

숨을 쉴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괴로워하는 걸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었어....

그런데도, 그 녀석은 자신의 움직이지 않는 손을 물고 늘어지면서, 무리해서라도 오선지에 펜을 놀리고 있었지.

기다려! 지금 바로 걸작을 만들어 줄게! 라고....

그 녀석은 곡을 쓸 수 없으면 자신에게 가치가 없다고 믿고 있어. 나나, 주변 사람들에게 버림받을 거라고.

그러니까 자기 손을 물고 늘어져서라도, 피를 손에 배어가면서도 작곡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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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
대체 왜, 어째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레오 군.
(난 그런 식으로 전부 긍정받고, 모든 걸 다 받을 만한 인간이 아니야)
(쓸데없이 자존심만 높고, 항상 불만만 많고, 너와 다르게 천재도 아니야)
(그런데.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칭찬받고 싶을 뿐인... 고작 그것뿐인 재미없는 놈이야.)
(하지만. 이 녀석이 있으면 나는 그런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걸까.)
(이 녀석을 내 마음대로, 다른 녀석들과 똑같이 마음껏 이용해서... 전력으로 봉사하게 만들면.)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어. 레오 군은 엄청난 천재니까.)

탈주
왜 그래, 세나? 괜찮아~. 사양하지 말고 네 하고 싶은 대로 해!

세접
....아냐. 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만 계쏙 해서 조금 머리가 혼란스러운 것뿐이야.
네가 방금도 말했지만, 잡담하지 말고 노래할까.
눈 앞의 라이브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놈이 미래를 생각하다니 본말전도잖아. 앞 일을 생각하는 건 좀 더 나중에 해도 되지?
나루 군도, 쿠마 군도.... 도망치지 마, 기껏 왔으니까 같이 노래하자.
정말 벼락치기 공연이 돼 버렸지만, 이 녀석 곡은 대단하니까.
몸을 맡기면 꿈 속에 온 것 같은 기분이야. 속는 셈 치고 따라와 봐.

형냐
음~..... 뭐 좋아, 같이 해 줄게.
피부 관리는 아무 때나 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즈미쨩 표정은 지금을 놓치면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고.

세접
응? 나,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데?








형냐
아핫, 자기가 짓는 표정도 모르다니 모델 실격 아니니? 뭐라고 해야 할까, 동경하던 상대에게 프로포즈 받은 순진한 소녀 같은 얼굴이야!
질투나는걸. 아~, 나도 행복한 연애가 하고 싶어.
♪~♪~♪

세접
.....뭐, 할 마음이 생겼다면야 뭐든 상관없지만.
쿠마 군도 같이 하자. 괜찮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 줄게.

잠충
어린애 취급하지 마. 동갑이니까, 아마.
일단 도리는 하겠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마.
내가 '사쿠마 레이의 동생' 이라서가 아니라, 나니까 같이 해 달라고 한 거라는 걸 알고... 그건 좀 기뻤지만.
기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건 피하는 주의라.

세접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끈적끈적거리는 관계 싫어하니까, 나도.
.....으음, 어라? 저기, 관객석 앞에 '마~군' 이 있는데? 응원하러 와 준 거 아냐?

잠충
엣, 우와 정말이다! 왜 있는 거지?
곤란한데, 마~군이 보고 있으면 대충 할 수가 없어! 마~군, 내 멋진 모습을 눈에 새기도록 해....☆
봤어? 마~군, 나한테 손 흔들어 줬어! 귀~여워♪

세접
갑자기 텐션이 올라갔네. 상관없지만, 전력으로 해 준다면야.
나도 평소에 잘난 척 하는 만큼 열심히 해야지. 평소처럼 완벽하게, 열심히...
어느 누구에게도 바보 취급당하지 않을 만큼, 위풍당당하게.
그런 내가, 우리가 정당하게 평가받는다면...
그것 말고 달리 바랄 건 없는데. 그런 간단한 일이 이 세계에선 가끔은 어려우니까.
주변엔 바보들뿐이고. 내가 제대로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서 신경써야 해, 이 장소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아아 정말, 존~나 짜증나.
♪~♪~♪


영지
(후후.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네. 뭐, 지금을 즐기도록 해.)
(오늘이라는 날을 절정으로, 너희들은 나락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뿐이니까.)
(너희들이 여태까지 쾌속 전진할 수 있었던 건 투표하던 게 외부에서 온 일반 관객이었으니까.)
(편견 없이 공평하게 보면, 다른 놈들보다도 너희들이 뛰어나지.)
(그러니까 득표 수를 모아서 계속 승리할 수 있었던 거야.)
(하지만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동하는 드리페스는 기본적으로 교내 한정 라이브가 될 거야. 관객은 학원 안의 학생들이 중심이 되지.)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너희들은 기존에 동료였던, 즉 주변 학생들을 쓰러뜨려 왔어.)
(당연히 그들은 너희를 원망하겠지. 그게 점점 투표에 악영향을 미칠 거야.)
(싸우고 진 상대를 응원하는 건 소년만화의 등장인물뿐이야.)
(대개 원망하고, 비뚤어진 편견을 가지게 되며,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수치를 입힌 상대를 깎아내리려고 하지.)
(츠키나가 군이 얼마나 천재이든지 간에, 그가 자아내는 곡이 얼마나 아름답든 간에....)
(너희가 얼마나 노력하고, 화려한 라이브를 한다고 해도)
(점점 결과에 반영되지 않게 될 거야. 이기면 이길 수록 원망받으면서, 주변 모든 사람들이 적이 되고, 표를 얻을 수 없게 되지.)











영지
(그런 악순환을 뒤집으려면 기적을 일으킬 수밖에 없어.)
(너희들에게 그게 가능할지 어떨지 즐겁게 지켜보고 있겠어. 특등석에서 말야... 어디 한 번, 열심히 노력해 보도록 해.)
(나도 기적을 일으켜서라도 내 꿈을 이뤄낼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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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냐
저기 있지 이즈미쨩, 대전 상대 '체스' 가 기권했으니까... 무대에 안 올라올 거 아냐, 그럼 도와줄 사람은 필요 없는 거지?
나 그만 가 봐도 될까? 예약 취소했는데 다시 예정대로 피부 관리 받으러 가고 싶은데?

잠충
나도~. 있든 말든 상관없으면 나도 집에 가도 돼?

탈주
안 돼! 있든 말든 상관없을 리가 없잖아! 으음.... 누구냐 너희들, 모르는 사람들인데! 처음 뵙겠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기껏 예쁜 의상 입었으니까 노래하고 가!
너희들 보니까 개성적이고, 어떤 노래소리를 들려줄지 관심 있어!
싫으면 별로 상관없지만! 나랑 세나 둘뿐이라도! 둘이 함께라면 최강이야! 와하하☆

세접
와왓.... 갑자기 달려들지 마, 너 요새 이상하다구? 괜찮아? 내가 널 무리하게 만들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그렇게 말해 줘. 나, 되도록 배려할 테니까.

탈주
와하하! 웬일이야 세나, 너무 상냥해서 기분 나빠!

세접
무슨 뜻이야? 난 항상 상냥하다구?

탈주
그렇지. 그러니까 여태까지 그 상냥함에 어리광부리고 있었어.
이제부터는 제대로 할게. 나, 세나를 너무 좋아하니까.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줄게, 세나의 꿈을 이루는 걸 도와 주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가르쳐 줘, 세나. .....난, 어떻게 하면 돼?
제대로 말해 줘. 들을게. 난 바보니까, 나 스스로는 모르겠으니까....
똑똑한 세나가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 줘.
네 꿈을 이뤄 줄게. 내가, 함께.

세접
......어째서? 너한테 그럴 의리는 없잖아? 우연히 같은 학교에 들어와서 함께 있을 뿐인 관계잖아?
난 혼자라도 괜찮아, 줄곧 그렇게 살아왔어...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너한테 기대서지 않아도 스스로 설 수 있어. 알고 있잖아, 레오 군.

탈주
알아. 그래도 계속 혼자 서 있으면 힘들잖아.
가끔 지쳤을 때 등을 맞댈 수 있는 녀석이 있어도 괜찮잖아.
싫지 않다면 내가 그렇게 돼 줄게. 너라는 왕이 앉을 수 있는 옥좌가 되어 줄게.

세접
.....'왕' 은, 너잖아?

탈주
그렇게 불리긴 하지만. 난 적성에 안 맞으니까~, 실제로.
다른 애들이 너무 좋아서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전부 주기만 하는 건 안 된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어.
세나가 더 잘 어울려. 넌 밉살맞은 소리만 하면서 퉁명스럽지만.
알고 보면 다들 좋아하게 돼, '이 녀석들' 도 네가 있으니까 모였잖아.

형냐
으응? '이 녀석들' 이라니, 나랑 리츠쨩 말이야?

잠충
..............

탈주
응응! 너희들 말야~, 할 수 있으면 세나랑 계속 친하게 지내 줬으면 좋겠어!
난 어쩐지 이제 많이 지쳐 버려서, 언제까지 아이돌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게다가 누구누구 씨가 계획한 대로....
난 좋아하는 걸, 계속해서 내 손으로 죽여나가는 수라도를 걷게 될 거야.
하지만. 정말 소중한 건 지키고 싶어.
다른 전부를 내버리고 짓밟게 된다고 해도. 가장 소중한 것만큼은 품 속에 넣어서 보호할 거야.
세나. 너와 만나고 나서 매일이 너무 즐거웠어. 다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이었어.
하나하나의 추억을 전부 곡으로 써내려가면, 평생 걸려도 끝나지 않을 만큼.
신이 선사해 준, 네가 스스로 갈고 닦은 그 미모는 최고의 예술 작품이야.
그걸 옆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 내 작곡은 멈추지 않았어.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흘러넘쳐서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지.
그리고. 그것만으로 난 행복해. 작곡이 내 인생이니까.
너와 만난 걸로 내 꿈은 이뤄진 거야. 그러니까 이번엔 내 차례지.
뭘 하고 싶어? 하고 싶은 걸 말해 봐, 같이 이뤄 줄게! 어떻게 하면 돼? 가르쳐 줘, 세나!
항~상 불만스럽고 퉁명스러운 세나! 어떻게 하면 웃어 줄래?
네가 마음에 안 드는 걸, 널 인정하지 않는 놈들을 죄다 전부 다 쓰러뜨리면 될까?
그게 네 바람이라면 내가 이뤄 줄게! 아니, 네 바람이 달성되도록 협력하고 싶어!
그러니까 숨기지 말고, 거짓말도 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부끄러워하지 말고 말해 봐, 안 웃을게!
나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주는 건 불공평하잖아, 너도 전부 다 보여 줘!





탈주

추잡한 욕망이든 뭐든 좋으니까 보여 줘! 내가 그걸 최고의 예술로 자아내서,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아름답다고 찬양하게 만들어 줄게!

그렇게 해서 네가 만족한다면, 난 전력으로 그렇게 해 줄게.

다른 누가 날 원망해도 싫어해도 상관없어, 몸 안의 피를 전부 다 쏟아내도 괜찮아, 다른 모든 걸 다 버려도 돼.

세상 모두를 적으로 돌린다 해도, 네가 함께 있으면 난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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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디

하지만. 그 날, 불량배들은 궁도장에 들어온 고양이한테 몹쓸 짓을 하면서 놀고 있었어.

속이 뒤집힐 것 같은 얘기지만, 라이터로 지지거나 활로 맞히려고 하거나...

그걸 본 레오 씨가, 몸을 던져서 막으려고 한 거야. 하지 마~ 불쌍하잖아, 라고 하면서, 고양이를 끌어안고 감싼 채 도망다녔어.

항상 바보처럼 뭐든지 다 들어 주고, 좋은 말밖에 안 하던 레오 씨의 돌발행동에...

그 놈들이 화가 나서, 레오 씨를 구타했어.

계속 쫓아가서, 찌르고 괴롭혔지.

그러는 동안, 필사적으로 도망다니던 레오 씨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어. 끌어안고 있떤 고양이를 감싸느라 반항도 못 했다나 봐.

맞은 곳이 잘못돼서, 레오 씨는 골절을 입었어.

장난치면서 놀고 있던 그 놈들은, 실신했는지 움직이지 않게 된 레오 씨를 보고 무서워졌다나 봐...

다들 도망가고, 레오 씨는 혼자 남겨졌어.

도움받은 고양이만 그 자리에 남아서, 도와 달라고 야옹야옹 울었지.

내가 그걸 듣고 달려가서, 레오 씨를 병원까지 옮긴 거야.

레오 씨가 필사적으로 부탁해서 일이 커지지 않은 채, 내부에서만 처리했지만.


세접

뭐야 그게.... 너무 심하잖아,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난 아무 사정도 모르고, 그 녀석한테 잔소리만 했는데. 바보 아냐, 라고.

옳은 일을 한 거잖아. 그럼 왜 그런 말을 안 한 거야.


윽디

부끄러웠던 게 아닐까. 레오 씨, 의외로 폼 잡고 싶어하는 면이 있으니까.

악당들을 물리쳤다면 무용담이 되지만, 맞다가 넘어져서 다쳤다고는 말할 수 없잖아.

아니, 레오 씨는 아무도 악역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무슨 짓을 당해도, 어떤 놈한테 당했어도, 누구에게든간에 너무 좋아한다고 말해 버리는 애니까.

......내가 현장에 달려갔을 때, 레오 씨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알아?

이미 의식은 되찾았지만, 극심한 고통 때문에 도와 달라고 소리도 못 치고.... 엎드린 채, 거의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았어.

그 녀석은 중얼중얼거리면서, 부러진 팔에서 흐른 피로 오선을 그리면서 작곡하고 있었어.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었어, 중상을 입었는데도 말야.

'기쁘다. 이런 고통은 처음이야, 이득 봤어. 아아, 떠오른다 떠오른다, 인스피레이션이!' 라고....

울면서, 피로 음표를 그리고 있었어.

난 소름이 끼쳤어. 너무나도 아프고, 괴로워서, 레오 씨가 미쳐버린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어.

레오 씨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던 거야.

아무도 나쁘지 않아, 이건 비극이 아니야, 오히려 뼈가 부러져서 행복하다고... 이 경험을 토대로 해서, 훌륭한 걸작을 쓸 수 있다고.

이득 봤다고, 그렇게 애써 생각하려고 한 거야.

나도 그쯤 되선, 못 참고 화냈지. 뼈가 부러졌는데 뭐가 이득이라는 거야.

그리고 맹세했어. 이런 몹쓸 짓을 당해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싫어하지 않는....

너무 좋아한다고 계속해서 말한 그 아이를 슬프게 한 놈들에게, 벌을 받게 하겠다고.

그래서 요새,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지. 로빈훗이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케이토 씨랑 같이...

이 유메노사키 학원에서, 악을 소탕하려고 하고 있어.

레오 씨도 바보가 아니야, 우리가 하는 행동을 짐작하고 협력해 주고 있어. 너무 과격하게 행동하는 우리를 제어하면서, 그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접

레오 군이, 요새 예전보다도 훨씬 나한테 아무 말도 없었던 건... 그런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그랬던 거구나, 납득은 했는데.

그래도. 그런 뒷사정을, 왜 나한테 가르쳐주는 거야?


윽디

마음 써서 지켜봐 줬으면 하니까. 네가, 레오 씨를.

그 녀석은 위태로워. 나나 케이토 씨에게는 입장도, 각자 끌어안고 있는 사정도 있어.

항상 지켜볼 수 있지도 않아, 하지만 넌 레오 씨와 일심동체니까.

네 말이라면 그 녀석도 고려할 테지.

그러니까, 정말 위험해지면 제대로 말려 줬으면 해. 이번엔 뼈가 부러지는 선에서 끝났찌만, 다음엔 어떻게 될지 몰라.

나도 레오 씨 친구지만, 서투르니까 말야...

지켜줄 생각이었는데 부숴 버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섬세하게 배려해 주는 네가 필요해.

부탁한다. 그 착한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어선 안 돼.


세접

그렇게 말해도.... 난 별로, 그 녀석의 가족도 친구도 아무 것도 아니니까.

내 일만으로도 벅차서 그 녀석 뒤치닥거리까지 해줄 수 없어.


윽디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바라는 것밖에 할 수 없어. 유성에 소원을 비는 것처럼.

난 무력해. 기껏 튼튼하게, 건강한 몸을 신과 부모님에게 받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고, 다 내던져버릴 생각은 없어.

할 수 있는 만큼은 돕고 싶어.


세접

.....역시 '유성대', 정의의 사도다운데?


탈주

♪~♪~♪

세나! 얘기만 하고 있지 말고 노래하자! 벌써 손님이 들어오고 있어!

즐겁게 해 주는 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잖아! 그치?


세접

나도 알아, 네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일은 완벽하게 해내는 게 프로의 자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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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나,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 보러 갔어. '날 어떻게 생각해?' 라고, '너에게 있어서 난 뭐야?' 라고.
다양한 대답이 있었어. 하지만, 말에는 별로 의미가 없잖아.
친구다, 동료다, 좋아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믿을 수 없어. 말이라면 뭐든 못 하겠어.
선택지를 좁혀 봤어. 나인지, 내가 만드는 곡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날 좋아하고, 동료가,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내가 만든 곡은 두 번 다시 쓸 수 없어.
하지만, 내 적이 된다면 얼마든지 무료로 곡을 써도 상관없다고.
그런 조건을 제시했더니, 어떻게 된 줄 알아? 다들 망설임도 없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내 적이 되겠대!
웃기지, 세나! 다른 애들이 좋아했던 건 내가 아니라 내 곡이었어!
그것도 당연하지, 난 천재니까! 내가 만들어내는 곡은 걸작이니까, 와하하하!
그런데 말야! 친구가 아니고 적이라면, 무슨 짓을 당해도 불평할 수 없다는 거잖아?
적이라면 싸울 수 있어, 서로 죽일 수 있어! 전쟁도 당연히 할 수 있어, 다들 몰살시켜 버릴 거야!
와하하하! 봐봐, 세나, 텐시, 너희들이 말한 대로였어!
난 그 녀석들을 너무 좋아했는데, 그 녀석들은 나 같은 거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구?
나,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말야! 이상하지!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했어, 다 같이 사이좋게 즐거운 청춘을 보낼 수 있다고!
전부 다 내 착각이었어! 와하하하하!

세접
......레오 군.

탈주
아니 잠깐만, 세나! 아무 말도 하지 마, 다정하게 대하지 마! 여기서부터가 걸작이라니까, 웃어봐!
'체스' 랑 교섭하고 왔다, 고 했잖아?
그 녀석들 말야~.... '체크메이트' 의 출연료는 규정대로 줄 테니까, 무대에 안 섰으면 좋겠다고 부탁해 봤거든.
부전패해 줘, 하고 제의해 봤어. 왜 그 녀석들 숫자가 많잖아, 우리랑 같은 무대에 섰다간 공간이 좁아질 테니까.
그랬더니 말야, 두말할 것 없이 승낙하더라고!
무대에 안 서고 돈만 받을 수 있다니 오히려 좋대! 안심했어, 고마워~ 라고 그랬어!
좋은 일을 했더니 기분이 좋네! 와하하!
그런데 말야, 난 거절하길 바랐거든!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반발하면서 때려 줬으면 했어!
그치, 대체 뭐야 그 녀석들? 진짜 아이돌이야? 대체 뭘 위해 살아 있는 거야? 왜 안 죽는 거지?
좋아하는 일을 전력으로 하기 위해서잖아, 그치? 나, 여태까지 줄곧 그 녀석들이 나와 같은 생물이라고 생각했어!
작곡하면 행복했고, 춤추고 노래해서 관객들의 미소와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순간은 죽어도 좋았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줄곧 살아왔어, 수면이나 식사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충실했다구!
그런데! 그 녀석들은, 그렇지 않았던 거야...... 세나?
네가 항상 그랬지? 미안, 안 들어서! 그래도 믿고 싶지 않았으니까!
너 때문이야! 이 학교에서 제일 처음 만나고, 친해진 네가 항상 열심이었으니까!
아이돌이란 건 대단하구나 하고, 여기서라면 동료가 생길 거라고!
그렇게 믿어 버렸어! 그러니까, 전부 다 전부 다 네 탓이야..... 세나!

세접
....왜 내 잘못이야.

탈주
♪~♪~♪

세접
나 참, 벌써 맘대로 노래 시작했네. 뭐야, 알 수가 없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고 싶은 행동만 하고.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구, 레오 군?
그것보다, 아직 부러진 팔 다 안 나았잖아? 넘어지거나 뛰거나 하면 뼈에 영향이 간다구, 좀 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해?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 정말.... 아직까지 팔 뼈가 부러진 이유도 안 알려 주고 말야.

윽디
하하하. 너한테 걱정끼치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레오 씨가 항상 그랬어, '세나는 멘탈에 영향이 가면 불안정해지니까' 라고.
넌 항상 아름답고, 완벽하게 있길 바라는 거겠지.

세접
.....다 아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너, 미케지마, 뭐 알고 있는 거지?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저 녀석?
팔이 부러졌던 때부터 점점 이상해졌는데?

윽디
음~.... 넌 알아 두는 게 좋을 테니까, 간단히 요약해서 알려 줄게.
레오 씨 팔이 부러진 곳은, 궁도장이야. 거기엔 불량배라고 해야 하나, 뭐 행실이 나쁜 놈들이 모이는 곳이 되어 있었거든.
매일 시끄럽게 소동을 일으키고 있었거든. 그 점을 레오 씨가 간과하고 있었어.
다들 즐거워 보였으니까, 내심 생각은 하고 있던 것 같았지만 지켜보고만 있었지.
오히려, 같은 궁도부의 케이토 씨가 발작을 일으키면, 자아자아 진정하라고 사이에서 중재해 주곤 했어.
사이좋게 지내자~ 웃어웃어~ 하고 평소 레오 씨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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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탈주

와하하하하☆ 미안미안, 많이 기다렸지!


세접

너 말야.... 지각이잖아, 레오 군. 시간 엄수는 기본이라고, 몇 번이나 똑같은 잔소리를 하게 하지 말라고 했지?


탈주

미안하다니까. 세나는 항상 신경질적이네, 그러다 삭는다? 그 예쁜 얼굴에 주름이 잡혀 버린다구?


세접

그렇게까지 오래 살고 싶은 생각 없어. 굵고 짧게, 아름답게 살 거야.


탈주

에~, 오래 살아! 할아버지가 돼서도 친하게 지내자,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영지

늦게 왔으면서 태도가 당당하네, 츠키나가 군. 시간을 내서 도와 주러 온 나한테는 한 마디 말도 없는 거야?


탈주

어라, 텐시다! 도와 주러 왔구나, 기뻐!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부탁한 건데~. 너 다른 사람 부탁 같은 거 안 들어줄 것 같고♪


영지

사람을 잘못 봤어. 친구를 위해서라면 나도 손끝 정도는 움직인다고.

난 줄곧 입원해 있어서 라이브 경험이 적으니까, 오늘은 공부한다고 생각할게.


탈주

와하하, 즐기다 가 주면 좋겠는데 말야~? 널 부른 건, 네 퇴원 기념 축하 겸이니까!

라이브 좋아하잖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기쁘지♪

그것뿐이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영지

흐음.... 그런 거라면 일부러 무리해서 나올 필요 없었는데.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할 여유는 없거든, 나한테는.


탈주

쓸데없게 만들진 않을게! 아마 그럴 거야! 아마도! 잘 모르겠지만, 와하하하☆


세접

어~이... 친한 건 좋은 일이지만, 이제 공연까지 진짜 시간 안 남았거든. 얼른 몸 풀고 리허설에 합류해 줄래?

지각한 이유는 나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추궁할 테니까.


탈주

음~ 잔소리듣는 건 싫으니까 지금 간단하게 설명해 둘게. 조금, 이번 대전 상대 '체스' 랑 교섭하고 왔어.


세접

'체스' 랑? 그러고 보니까 놈들, 한 명도 모습이 안 보이네....?

의욕 없는 집단이니까, 리허설 안 하고 즉석으로 공연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탈주

응! 할 생각이 없나 봐~. 나도 몇 번이나 끈질기게 말 걸어서 겨우 이해했지만! 정말 귀찮은 건가 봐!

그러니까. 그런 녀석들한테, 열심히 노력하는 세나랑 우리 편의 무대를 망치게 두는 건 싫었으니까.... 할 생각이 없으면 꺼져 있으라고, 그렇게 말하고 왔어.


세접

뭐라고? 어떻게 된 거야, 트러블은 일으키지 말랬지...?


탈주

트러블은 안 일으켰어! 그런 일에 특출난 마마한테 도와 달라고 해서, 교섭 비슷한 일을 하고 왔지!


세접

마마? 라면.....?


윽디

나라구! 레오 씨~, 얼른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날 내버려두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에?

이런 정신 없는 장소에서는 제대로 움직이기가 힘들어!

난 라이브가 어디서 개최되는지 모르는데, 갑자기 "경주하자!" 고 소리치고 달려가 버리니까...

도중에 몇 번이나 잃어버려서 조금 쩔쩔맸다구?


탈주

미안미안! 그래도 마마는 진심으로 달리면 금방 날 따라잡을 수 있잖아?


윽디

과대평가인걸. 그래도 뭐, 레오 씨가 그렇게 기대해 준다면 기대대로 성능을 발휘해 볼게. 뭐, 그건 그렇고.

레오 씨한테 좀 부탁받아서, 내가 '체스' 놈들과 교섭을 벌였어. 난 여기저기 도와 주러 많이 다니니까 발이 넓거든.


세접

교섭? 뭘 멋대로... 뭐, 레오 군이 'Knights' 의 리더니까 독단 행동할 권리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미리 상담이라도 해 줄래?

매번매번, 갑자기 행방불명이 돼도 곤란하거든?


탈주

미안! 그래도 이번만큼은 세나가 같이 안 왔으면 했어~♪

세나는 항상 날 지켜 줬어. 곁에 다가와서,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할 때마다 야단쳐 줬어.

세나는 내 검이자, 방패고, 갑옷이었어.

그걸 벗어던지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다른 녀석들과 상대할 필요가 있었거든.


세접

그러니까, 대체 무슨 말이야....?


탈주!

응! 세나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정하니까, 날 상처입히지 않도록 진실을 있는 그대로는 말해주지 않았잖아?

그건 괜찮아, 세나의 그런 점이 너무 좋아!

하지만. 나도 남자고, 언제까지나 세나가 날 계속 지켜주는 것도 한심하잖아.

마마한테 다리를 놔 달라고 해서, 다른 녀석들과 나 혼자 스스로 제대로 마주해 봤어.

'체스' 뿐만이 아니라, 탈퇴하고 뿔뿔이 흩어진 예전 동료들과.

모두 다,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이었어. 하지만, 상대방은 날 어떻게 생각하나 하고...

세나처럼 날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걸까 하고.

어쩐지 요새, 그런 게 신경쓰여서.... 스스로 확인하고 왔어, 역시 중요한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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