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00005 2019. 3. 1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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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학생회실



영지-............(무언으로 차를 바닥에 쏟는다)

찻잎이 오래됐네. 귀족인체 하려는건 아니지만,

이런 차인지 혈액인지도 모를정도로 발효된 흙탕물을 입에 대는 취미는 없어.

유즈루. 홍차부의 보존고에 예비가 있거든, 미안하지만 잠깐 가서ㅡ

(참, 아아......부끄러워라. 오늘은 나밖에 없었지.

유즈루나 토리는 【반례제】때문에, 골머리를 썩히며 기획을 짜고 있을테고.

케이토도 어쩐지 오랜만에 미간에 주름을 잡고서, 난리였고......

방해하기 좀 그래서 방치해뒀지만, 그녀석만 신나보이는건 좀 짜증나네.

마오도, 차기 학생회장이면서 농구부의 부장까지 맡으려고 해서 지반을 다지거나 사소한 인계사항때문에 바빠서 없을 때가 더 많고.

임원도 아닌 사람을, 이런 아침부터 나오라고 하는 건 좀 미안하지.

이렇게 혼자, 묵묵히 작업하는 수 밖에 없겠구나......

아아......어쩐지 정말 오랜만인 느낌이야, 『고독』이란게.

항상 정적에 차있는 건 죽어있는 것과 같지만, 가끔은 정적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네.

깜빡하고 바닥에 쏟아버린 차를, 스스로 꼴사납게 바닥을 기며 닦아야만 한다는 건 슬프지만 자업자득이니까,

오히려 신선하고 즐겁다......고 생각하기로 해둘까.

그럼, 걸레는 어디있을까.

후후. 아직, 이 세상은 모르는 것들로 넘쳐흐르는구나.)


탈주-실례합니다아아아아! 텐~시 구우운, 노올자아아아아아☆


영지-.........!?

......아, 아아 깜짝이야.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날 죽이면 비싸게 칠걸?

무슨 일이니 츠키나가 군, 이런 아침부터......?


탈주-응? 소리는 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 괴물인가, 드디어 괴물이 된건가 텐시!? 유령인지 천사인지 알기힘들게 됐네!


영지-『드디어』라니, 나 그렇게 빨리 죽어버릴 것 같아?

뭐, 첫만남이 그러니ㅡ 넌 특히나 나에 대해 병약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생각해보니, 『천사 군』이란건 깜빡하면 『악마 군』보다 더 심한 명명이네.

지옥으로 굴러 떨어지는 건 쉽지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건 인간에게 있어선 매우 어려운 일이지.

사람은 미처 다 짊어 질 수 없는 무거운 짐을 강요하는, 끔찍한 별명이네.

뭐, 네게 오랜만에 그렇게 불려서 기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츠무기도 그렇고......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ㅡ 너희는 날 사랑해줬던 걸까.


탈주-옷, 발견! 왜 바닥에 꿇어앉아 있는 거야 텐시, 괜찮아아!? 무슨 발작인거야? 구급차같은거 불러줄까?


영지-됐어. 어쩌다 보니, 바닥에 차를 흘려버려서.


탈주-정말? 괜찮다면 괜찮은가? 무리는 하지말고?


영지-......응. 무의미하게 뛰어들어서 내 어깨를 흔드는 건 그만뒀으면 좋겠네, 츠키나가 군.

이런 접촉은 익숙하질 않아서, 오히려 상태가 나빠질 정도니까.

너야말로 괜찮은거니? 『왕님』 군? 전부 잊어버린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선, 마치 친구처럼 내 걱정이나 하고......머리라도 다친거야?

호칭도, 어느샌가 『텐시』로 돌아가있고.


탈주-응? 응, 듣고보니 그렇네! 넌 친구가 아니라 얄미운 적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라고오, 도와줘 텐시! 평생의 소원이야!


영지-어, 어어......? 무슨 소리야?

물론, 네가 바란다면 얼마든 도와주고싶다곤 생각해. 대가는 받겠지만,, 난 언제든 학생들 편이니까.

하지만 뭐, 너는 친구가격으로 좀 밑져줄까. 이미, 너한테선 뜻하지 않았을 정도로 쥐어 짜내버렸고.


탈주-정말? 고마워 텐시~, 넌 역시 좋은 놈이구나! 사랑해~☆


영지-으, 으음? 뭘까 이거, 상태가 영 이상하네......?

우선, 내 가슴에 머리를 꾹꾹 들이미는 수수께끼의 친애표현(?)은 그만둬 줄래?

아무래도 중요한 용건이 있는 것 같으니, 제대로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 하자.


탈주-응! 미안~, 너 뭔진 모르겠지만 바빠보이는데?


영지-이미 익숙해 졌어. 게다가 졸업 직전이니까, 주변에서 난리난 건 서로 같잖아.

떠나가는 새가 흔적을 남기지 않듯이, 마음에 걸리는 게 없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필사적으로 하는 수 밖에 없으니 말야.

앞으로 떠나갈 졸업생들은, 누구든지 바쁘게 뛰고있어. 우리만 유유자적 할 수는 없지, 오히려ㅡ이제부터가 진짜잖아.


탈주-아아, 뭔가 또 나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슬쩍 그런 소리를 했더니, 세나가 뭔가 질렸단 얼굴이었다구~?


영지-......말한거야?


탈주-어? 으~음, 텐시가 뭘 꾸미는 것 같단 말은 했어! 어라, 오히려 말하면 안됐던 느낌? 미안 미안, 나 그런 건 진짜 신경을 못써서♪


영지-상관없어. 남이 들어서 곤란한 건 처음부터 입에도 안올렸으니, 어차피 곧 세나 군도 포함해서 모두가 알게 될거고.

앞으로도 계속, 아이돌로서 살아간다면.

뭐, 세나 군의 경우, 졸업 후는 아이돌 활동을 거의 쉬고 모델 일에 집중하는 것 같으니......알게 되는 건 , 제법 뒤가 될 지도 모르겠네.


탈주-......어, 거짓말? 뭔데 그거 들은 적 없어!

그녀석~, 남한텐 실컷 『아이돌 안 그만둘거지?』같은 소릴 무서운 얼굴로 한 주제에!


영지-항상 생각하는 건데. 너희, 친밀한 상대에 한해서 어쩐지 중요한 말을 안하는 때가 있지......

인연같은건 간단히 부서져, 소중한 상대니 더욱 더 신경쓰는 걸 잊어선 안돼.

그게 3년 간, 유메노사키 학원에서 지내며 얻은 교훈 중 하나야.

잠깐 쉴자.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차를 다시 우릴까, 꽤나 발효해서 차라기 보단 피같은 맛이 나지만......

실컷 민초를 고통스럽게 한 『황제』와 『왕님』에겐, 오히려 딱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