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00005 2018. 12. 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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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준 ㅇㅇ에게 감사하며 읽읍시다






[Saga 스테이지]

토리: ……


호쿠토: 히메미야, 준비 됐나? 음. 의상 잘 입었군, 착하다 착해. 의상과 화장 최종체크할 테니, 여기 봐봐.




토리: …으힉?! 허, 허가 없이 만지지 말아줄래? "Rain-bows" 사람들, 너무 허물없이 굴어!


호쿠토: 후후. 묘하게 까칠하군, 괜찮아? "Rain-bows"로선 첫 라이브니, 역시 긴장했나?


토리: 뭐, 뭐어? 이 내가 긴장 따위 할 리 없잖아, 놀리지 말아줄래?


호쿠토: 아니, 놀린 거 아냐. 걱정하는 거야, 히메미야.

넌 1학년이니 라이브에 익숙치 않잖아, "fine"도 [DDD] 패전 이후로 보통 아이돌다운 활동을 별로 하지 않은 듯하고.


토리: 누구 때문인데…. 진짜, 열받아.


호쿠토: 음. 이런 말하면 더 화낼지도 모르지만, 널 상처 줬던 거 사과할게.

하지만, 그 때 [DDD]에서 지는 게 나았단 생각은 안 해.

나도 너희도, 하고 싶은 걸 전력으로 했어. 꿈을 위해 싸웠고, 그리고 이런 결과가 됐어.

그 과거는 바뀌지 않아, 아무리 바라도.


나도 작년, 학생회장의 "fine"의 혁명 총마무리 때 무대에 서서 무참히 패배했어.

넌 아직 "fine"가 아니었으니, 모르겠지만.



토리: 아… 나도 관객으로 "fine"를 따라다녔으니, 알지도 몰라.

그러고보니, 그 과거 "fine"의 최후 무대엔 히다카 선배랑 비슷한 사람이 있었던 거 같아. 이상한 이름이었는데, 뭐더라, 홋─



호쿠토: 이름은 상관없어. 잊어버려, 즉석에서 대충 붙여진 거니까.

아마, 그건 부장의 배려였겠지.

가명과 가면으로 신원을 숨기면, 무대 당사자나 관객은 얼마간 기억해도…후세에, 기록만 참조할 사람들은 누군지 모를 거야.

비참한 패배에 휘말린 내 경력에, 큰 흠이 나지 않도록 부장이 배려해준 거겠지.

아니, 단순히 "재밌을 것 같아서"일 수도 있지만.


토리: …그거야말로, 상관없는데. 뭘 말하고 싶은 거야, 히다카 선배?


호쿠토: 음. 난 솔직히, 그 패배가 너무 분했어. 지금의 너처럼, 분노와 원망을 잊지 않고 맘에 담아 뒀어.

동료들이, 그런 나의 답답함과 원망을 좋은 방향으로 승화하게 해줬어.

그 때의 감정은, 이후의 내 원동력이 되고, 혁명을 성공시킨 한 원인이 됐어.


토리: 흥. 옛날에 자길 패배시킨 "fine"한테, 의리 지킬 필요 없단 거? 그래서 배신한 거라고, 자기 정당화 하는 거야?


호쿠토: 아니야, 그게, 음… 말로 잘 못하겠지만. 지금의 너랑 과거의 나는 닮았어, 입장이나 감정이.


토리: 닮았으니까, 친해질지도~라는 거?


호쿠토: 그것도 아냐. 무리하게 친해질 필요는 없어, 어차피 "Rain-bows"는 사가계획을 위해 결성된 엉성히 모은 집단이니까.

어울리기 싫으면 빠져도 되고, 아무도 말릴 수 없어. 목숨 걸 필요도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헛된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진 말아줘. 아니, 그게 아니라…그러니까




토리: …네, 네. 말솜씨가 없네, 선배.

이해력 나쁜 아이인 척하며 대화 안 되게, 커뮤니케이션 안 하고 끝낼까, 했지만

오히려 계속 엮일 거 같아서 귀찮으니까, 이해해줄게. 알겠어, 라고 말해줄게. 감사하라구.


자기가 개인적 원망을 원동력 삼아, 열심히 노력해서 결과를 냈으니까…

나도 똑같이 해야 한다,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싶은 거지?



호쿠토: 응? 응, 맞아… 그런 느낌이다! 똑똑하구나, 히메미야. 착하다 착해♪



토리: 뭐야 그거, 모리사와 선배 흉내? 애 취급하지 말라니까.

…라면서~, 계속 삐져있는 게 더 애 같겠지~?


알았어, 그럼 평생, 원망할게. 미워하고 싫어하고 화내고 저주할게, 선배.

그래서 언젠가, 그 감정을 원동력 삼아,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너희를 이길 거야.

그러기 위해 매일, 노력할래. "Rain-bows"도 좋은 경험이 될지도, 미래에 내가 승리하기 위한 발판이 될지도.


사실은 말야, 솔직히 엄청 긴장돼.

역시 무대엔 아직 적응 안 됐고, 평소엔 나보다 훨씬 대단한 회장들이 바로 옆에서 반짝반짝 빛나니까.

그 빛이 지켜주니까, 안심됐어. 하지만 지금 난, 아무것도 아닌 나야.

"Rain-bows"는 아무도 모르는 유닛이고, 아이돌로서의 내 개인팬은 아직 전혀 없을 거고.


그러니까, 무서워. 발가벗고 내쫓겨서, 날 전혀 모르는 사람들한테, 어리광 안 받아주는 사람들한테 마음껏 비평받겠지.

실패하면 어쩌지, 하고 무서워. 자신 없고 불안해.

너희는, 늘 이런 환경에서 싸웠던 거야?